"특수교육실무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아니다"
2020-09-29 09:42:31 게재
"특수교육실무사는 교직원으로 볼 수 없어"
법원, 자폐아동 학대 '보조인력'에 가중처벌 적용 안해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 신고 의무자'로 봤지만 2심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의 한 일선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육실무사로 일해 오던 A씨는 자폐장애 2급인 초등학교 4학년생 B양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4월 B양은 음악실로 이동하지 않고 A씨의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 B양이 오히려 A씨에게 리코더를 던지고 때리자, A씨는 B양을 바닥에 눕힌 채 팔을 꺾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며칠 뒤 도덕 수업시간에는 B양이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복도로 뛰쳐나가자 A씨는 B양을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팔을 꺾는 등 신체적 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를 적용했다. 아동학대처벌법 상 초중등 교직원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다. 만일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법이 정한 형량의 1/2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다.
A씨 측은 "피해자가 난동을 부리는 것은 제압하거나 피해자를 붙잡아서 교실로 다시 데리고 가기 위한 목적으로 아동학대 고의가 없다"며 "특수교육실무사는 교직원에 해당하지 않아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특수교육실무사는 초중등교육법상 기타직원에 해당한다"며 가중처벌 대상으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특수교육실무사로서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할 책무가 있음에도 이를 망각한 채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특수교사로부터 지적을 받았음에도 또 학대행위를 저질렀다"며 유죄로 봤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예방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A씨는 1심 재판부가 법리를 오해하고 양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항소부 중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항소2부에 배당했다.
1심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각급 교육기관별 특수교육실무사 정원 등을 정하고 있어 보조인력인 특수교육실무사도 교직원으로 봤다. 그러나 항소심은 다르게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초중등교육법 제19조에는 보조인력을 교직원으로 명시하지 않고, 하위 법령에서도 보조인력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며 "특수교육실무사는 초중등교육법 제19조에 따른 교직원이 아니므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중처벌 조항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지만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유죄로 봤다. 가중처벌 혐의는 벗었지만 아동학대는 그대로 유죄로 판단하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1심과 동일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예방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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