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10월 항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2020-10-12 11:25:54 게재

달성 가창골 학살현장

항쟁발발 74년만에 건립

이르면 11월 시민 공개

대구 10월 항쟁 등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이 빠르면 11월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대구시는 대구 10월 항쟁과 한국전쟁을 전후해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 건립공사를 이달 말까지 끝내고 빠르면 11월 중에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명 용계리에 건립된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이 오는 11월중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최세호 기자

위령탑의 공식 명칭은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사진)이다.

위령탑은 1946년 10월 항쟁이 일어난 지 74년만에 건립된다.

대구시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의 권고와 대구시의회의 조례제정 등에 따라 지난 2018년 10월부터 위령탑 건립계획을 세워 지난해 위령탑과 조경공사비 6억원과 올해 진입로 공사비 2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건립 부지는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128 일원 1168㎡이다. 대구시가 달성군으로부터 하천부지를 영구점용 허가받았다.

위령탑은 높이 5m, 폭 13m규모다. 탑의 하단은 두 팔을 벌려 둥글게 넋을 끌어안는 형상이며 중앙 주탑은 희생자들이 영면하기를 두 손 모아 소망하는 형태로 제작됐다.

주탑의 양쪽 벽면에는 진화위 보고서 명단 155명과 10월 항쟁 유족회 명단 573명등 72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위령탑 오른쪽에는 대구 10월 항쟁 유족회의 건립취지문, 왼쪽에는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과 위령탑 설명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위령탑 뒤쪽에는 '무덤도 없는 원혼이여! 천년을 두고 울어 주리라. 조국의 산천도 고발하고, 푸른 별도 증언한다'라는 1960년 경북 피학살자 유족회 선언문 내용과 기록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위령탑 오른쪽 별도 공간에는 10월 항쟁을 추모하는 고희림 시인의 '분노' 등 5개의 시비들이 세워져 있다.

위령탑이 들어서는 가창골 일대는 해방 직후 1946년에 대구 10월 항쟁, 1950년 국민보도연맹사건 및 대구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 등 민간인 희생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946년 대구 10월 항쟁 직후부터 1950년 한국전쟁 시기까지 많은 민간인이 군경 등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무차별 희생된 곳이다

진화위가 2009년 대구 10월 사건 등 6개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희생이었다고 결정했다. 이 중 10월 항쟁과 관련된 사건은 10월사건(2010.3), 국민보도연맹(2009.9), 대구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2010.6)등 3건이다.

진화위는 2010년 3월 진화위가 국가에 의한 억울한 희생을 확인, 위령사업 지원 등을 권고했고 대구시의회도 2016년 8월 '대구시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대법원도 2016년 9월 '대구·경북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 등 1950년 7월 대구·경북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민간인과 재소자 집단학살 사건의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채영희 10월 항쟁유족회장은 "위령탑은 희생자와 유족의 숙원이었다"며 "어디서 돌아가셨는지도 알 수가 없고 유해도 찾지 못한 유족이 많지만 늦게나마 건립된 위령탑이 희생자와 유족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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