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백신 "예방효과 90%"

2020-11-10 11:32:12 게재

11월 미 FDA 긴급승인 신청 … 안전성·장기효능 미지수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를 넘는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과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만 효과적인 백신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만약 화이자의 발표대로 예방효과가 최종 결과에도 나타난다면 홍역 백신(93% 효과)만큼 예방 효과가 강력한 백신이 나오게 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했다.

두 실험군을 통틀어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그 확진자 가운데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는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에서 나온 확진자의 90% 이상이 가짜약을 투여한 실험군서 발생했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시점은 두번째 백신 투여 7일 후로, 첫번째 투여일로부터는 28일 뒤라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투여해야 면역력이 생긴다.

불라 CEO는 "전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백신 안전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밝혔다.

7월 27일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은 총 164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2회 투여 기준)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미 정부와 과학계는 내년 상반기 중 화이자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장기간 안전성과 효험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의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특히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김규철 기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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