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_2020112719

2020-11-27 11:28:54 게재
푸른 빛의 소녀가
박노해/느린걸음/1만9500원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알려진 박노해 시인이 시 그림책을 펴냈다. 박노해 시인의 시 '푸른 빛의 소녀가'로 시 그림책을 만든 것. 시와 함께 담긴 29점의 그림은 러시아 거장 말레비치(1879~1935)의 작품으로 시인이 작품을 엄선해 새롭게 구성했다. 맑고 푸른 빛의 표지를 넘기면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야기는 저 먼 행성에 불시착한 소녀의 물음으로 시작된다. "지구에서 좋은 게 뭐죠?" 이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마주하는 근본적 물음이다. 지구 중력에 갇혀 일상의 감정에 모아졌던 시선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우주문명 시대의 세계관 인생관 가치관을 담고 있다. 소녀의 질문들은 미래에서 온 아이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 같기도 하고 영적으로 무한한 어떤 존재가 건네는 인생의 숙제 같기도 하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주의 고아가 된 듯 먹먹해지다 어느새 푸른 빛이 다정하게 안아주는 것만 같다. "한 발은 지구 현실을 딛고 한 발은 별들 사이를 오가며, 우주의 깊은 숨을 쉬어가는 여정을 선사하기를." 박노해 시인의 말이다. 책장을 넘기며 나만의 답을 찾다 보면, 더 깊어진 내 마음에 가닿게 될 것이다.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짐 로저스/전경아 옮김/리더스북/1만7500원

저자는 10년간 4200%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린다. 그는 1987년 블랙 먼데이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등 세계를 강타했던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제 짐 로저스는 "앞으로 내 생애 최악의 위기가 올 것"이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경고한다. 10년 넘게 지속된 글로벌 호황이 끝나가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투자 거장의 냉철한 조언을 만날 수 있다.

생명경제로의 전환
자크 아탈리/양영란/한국경제신문/1만8000원

저자는 인류의 앞날을 예측하고 전망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한해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언론사·지역 단체·공공기관 등이 마련한 자리의 단골 인사다.

실제로 그는 프랑스의 좌우 정권 모두에서 중책을 맡은 바 있다. 오래전부터 기후 위기·금융 버블·공산주의 약화 등 세계의 변화를 정확하게 꿰뚫어봤을 뿐만 아니라 팬데믹의 발발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이후 지금까지 관찰된 사실들의 '종합'이다. 또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게 될 세계에 대한 '전망'이다.

바이러스의 비밀
다케무라 마사하루/위정훈 옮김/파피에/1만5000원

바이러스학자가 바이러스에 관한 기본 상식에서 최신 정보까지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간결하게 설명한 과학교양서다.

책은 시작부터 바이러스에 관한 무시무시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엔 바이러스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바이러스가 못된 질병을 퍼뜨리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바이러스의 정체에서 행동 메커니즘은 물론, 기존의 생명체의 정의를 통째로 뒤흔드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단초를 제공하여 우리의 과학적 사고를 한층 성숙시키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탄소사회의 종말
조효제/21세기북스/2만5000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지구 종말 시계가 종말을 뜻하는 자정까지 겨우 100초 남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계를 당긴 핵심 위협은 기후위기다. 책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국내외 주요 연구 및 발표, 기후운동의 최전선에 있는 기후·인권 단체의 성명과 활동가들의 기록, 현재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구체적인 기후문제와 기후소송 사례 등이 풍부하게 담겼다.

그 자체로 기후·인권 분야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레퍼런스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방대한 각주와 참고문헌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기후위기를 더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