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새해 벽두 불붙은 '홈스토랑'시장 경쟁

장기 '집콕'에 외식 대체 식품 쏟아져

2021-01-05 11:02:16 게재

미국 3대 이탈리아 5대 요리까지 등장 … "집 개념 확장"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집 개념이 달라졌다.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란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집이 거주를 위한 기본 기능 외에 사무실이나 홈카페처럼 다양한 활동을 포괄하는 '플랫폼'개념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코로나시대 집은 일과 일상, 여가생활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기능 공간으로 확장한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은 이제 외식공간으로까지 진화할 모양새다.

외식을 대체할 가공식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이 외식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외식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음식을 집에서 다양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밀키트 매출은 외식이 제한된 지난해 12월 두두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밀키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밀키트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이러다보니 새해벽두부터 '레이어드 홈 소비'를 반영한 식료품 경쟁이 치열하다.

뉴욕 3대 스테이크부터 이탈리안 5대 요리 밀키트까지 유명 요리사가 만든 음식처럼 집에서도 근사하게 차릴 수 있는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카길 프로틴 그룹'은 미국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와 같은 소고기를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엑셀컷'을 내놨다. '엑셀컷'은 미국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사용하는 고급 소고기 '엑셀비프'를 1인분씩 포장한 제품이다. 엑셀비프는 사육 환경부터 제품 패키지까지 7단계의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소고기로 알려졌다. 엑셀컷은 해썹(HACCP)인증을 받은 국내 최대 육가공 공장인 IPC(Icheon Processing Center)에서 생산된다.

고기 신선도 유지 포장법 덕분에 유명 레스토랑과 같은 최상 품질 소고기를 집에서 먹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식 해산물요리를 밀키트로 선보였다.

CJ제일제당 '스파이시 보일링랍스터&쉬림프'는 랍스터(바닷가재)나 새우, 게 등을 향신료와 함께 쪄먹는 미국 남부식 해산물 요리다.

해물과 옥수수, 소시지, 채소 등을 곁들인 매콤한 케이준 양념이 특징. 큼지막한 랍스터 덕분에 집에서도 근사한 레스토랑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홈스토랑(홈+레스토랑)인 셈이다.

CJ제일제당측은 "스파이시 보일링랍스터&쉬림프는 먹기 좋게 손질된 랍스터와 새우, 홍합 등 다양한 해산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며 "제품에 사용된 케이준 소스는 양파 칠리 후추 겨자 등 여러 향신료가 어우러진 소스로 특급호텔 경력 요리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깊은 맛을 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유명요리도 홈스트랑 제품으로 등장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해외 여행지 메뉴를 밀키트로 선보이는 '미씽 더 시티'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외식 단골 메뉴인 이탈리아 대표 음식 5가지를 밀키트로 내놨다.

'미씽 더 시티' 이탈리아 밀키트는 베네치아, 볼로냐, 시칠리아, 피렌체, 로마 등 5개 도시를 대표하는 메뉴로 구성했다. 집에서도 이들 지방 고유 음식을 맛 볼수 있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대표메뉴인 파스타부터 디저트까지 현지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메뉴를 현지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들어 본토 맛을 최대한 재현했다. 집에서도 외식 기분을 누리기를 원하는 1인 가구부터 대가족까지 수요가 다양하다는 게 프리시지측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의 기능이 다양화 되는 가운데 식문화도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외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에서 레스토랑 음식을 간편하면서도 근사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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