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협동과 연대로 코로나 위기 극복

2021-02-04 12:30:57 게재
김병우 다울조합 이사장

불과 1년 전 갑작스러운 코로나19의 출현으로 지구촌이 송두리째 혼돈에 빠졌다. 인류와 오랜 역사를 공존해온 바이러스 한 종이 세계 구석구석을 헤집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1만명 가까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상과 더 불확실해진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고 전세계가 허둥대지만 아직은 갈 길을 못찾고 있다. 타성에 젖은 이전 생활방식으로는 해결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잠시라도 멈춰서서 이 뒤죽박죽된 세상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의 문제로 공기·해양·숲·보건안전 등 공공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공공재는 모든 개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좀 더 넓혀 보면 오랜 시간 누적되어온 지식과 정보, 그리고 공동체를 포함한 무형의 관습과 문화도 어느 정도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공공경제학에 따르면 민간재에 대비되는 개념인 공공재는 ‘비경합성’(nonrivalry)과 ‘비배재성’(nonexcludability)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경합성’이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두고 소비자끼리 경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배제성’은 재화에 대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소비로부터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즉 누구나 그 재화를 같이 소비할 수 있다. 전국민에게 지원했던 1차 재난지원금은 완전한 공공재였다. 또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도 100% 공공재일 수밖에 없다.

‘협력적 진화’가 최고의 생존전략

지난 코로나 대응 과정을 돌이켜보면 공공재의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이용한 얄팍한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나타난 적이 있다. 이런 이들이 개인이익을 공동이익보다 앞세우면 자칫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사회적 공익을 위해 공동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무임승차자를 대비하고 응징해야 한다.

미시간대학교의 정치학 교수이며 게임이론, 진화생물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엑셀로드(Robert Axelrod)는 ‘협력의 진화’를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희망찬 미래를 위한 협동 가이드로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매우 단순하고 상식적이고 신사적인 방법으로 모두를 협력으로 이끌어낸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무임승차자와 같은 배신에 대해 호혜주의와 관용의 원칙을 바탕으로 응징하는 방법론이다. 즉 먼저 협력의 손을 내밀고 배반하면 그대로 갚는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모두를 협력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혜나 희망은 협력에 있으며, 이 협력적 진화는 최고의 생존전략이며 동시에 자연선택이라고 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 상황이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현실이 되는 참혹함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정책과 규칙을 만들고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 호혜주의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서로를 다독이는 시민의식과 배려가 필요하다. 지역이든 단체든 기업이든 건강한 관계로 회복되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무엇보다 현재의 코로나 대응 시스템을 모두가 지키고 관리하는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해야 한다.

진영논리 떠나 한배 탄 공동체라는 인식을

이념적으로 어느 편에 속해 있든 간에 우리는 ‘사회’라는 한 배를 타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이다. 어둡고 불확실한 미래를 비추는 등대는 조화로운 협동과 연대 의식의 에너지로 환하게 켜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