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비대면 서비스의 도약│④ 대학도서관

실시간 온라인 이용자 교육 … 태블릿 PC 대여 서비스

2021-02-22 14:17:19 게재

학생들, 채팅으로 질문·적극 참여 … "정부가 고등교육 예산에 더욱 투자해야"

2020년은 도서관에도 유독 힘겨운 한 해였습니다. 도서관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임시휴관과 재개관을 거듭하는 가운데,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시행해야 했습니다. 2021년은 이를 바탕으로 도서관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일신문은 새해를 맞아 2020년부터 집중된 비대면 서비스들을 돌아보고 한층 이용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도서관들의 서비스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대학도서관들은 지난해 온라인으로 정보활용교육을 하느라 분주했다. 나아가 수업과 관련된 자료를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자책 등 전자자료를 대폭 확충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도서관들은 올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도입할 전망이다.

경성대 도서관 온라인 인문학 수업. 사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공


◆글쓰기 수업과 연계한 동영상 = 대학도서관들은 비대면 이용자교육에 집중했다. 한양대 학술정보관은 대면으로 하던 교육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교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내 '도서관 아카데미' 코스를 개설해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매달 진행하는 SCI급 논문 검색·활용, 통계프로그램 SPSS 사용법 등 정기교육을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이화여대 도서관은 도서관 정보검색 교육을 줌(zoom)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진행했으며 교내 사이버캠퍼스에 '도서관 정보검색 e-Class)'를 신규 개설해 전공과 수준에 따른 교육을 진행했다. 영진전문대 도서관은 도서관 이용자교육을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고 학생들을 위해 '리포트 작성법'을 구글행아웃을 활용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수업과 보다 밀접하게 연계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 대학도서관들도 있었다. 이화여대 도서관은 수업자료를 온라인으로 구축해 학생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e-Reserve'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한 학부생 필수과목인 '통합적 사고와 글쓰기' 수업과 연계해 '글쓰기 수강생을 위한 기초검색 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도서관 자료 검색법, DB 소개, 참고문헌 작성법 등을 교육했다.

아울러 한양대 서울대 영진전문대 등 대부분의 대학도서관들은 전자자료를 대폭 확충하고 대출권수와 기간을 늘렸다. 특히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경우, 2019년도 강의교재 227종에서 지난해 491종으로 구입이 46% 증가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태블릿 PC 대출 서비스. 사진 서울대 중앙도서관 제공


◆수업 수강 위한 자리 마련 = 비대면 수업을 위해 접속 가능한 기기나 공간을 대여한 대학도서관들은 학생들의 호평을 받았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20대의 태블릿 PC를 구입해 대출 서비스를 진행, 지난 1월까지 5달 동안 286회 대출됐다. 또한 PC나 접속기기가 없는 이용자들의 비대면 수업 수강을 위해 도서관 내 30석을 별도로 마련해 지원했다. 한국복지대 도서관은 저소득층 학생 대상으로 대면 수업 중 노트북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창신대 도서관은 컴퓨터실을 개방해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도서관들은 동영상 수업을 녹화해야 하는 교수, 강사들도 지원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기존에 학생들 대상으로 동영상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던 스튜디오 3곳을 강의에 적합한 환경으로 보완 후, 교수들이 비대면 강의 촬영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촬영스튜디오 이용률은 2019년 대비 지난해 28% 증가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스튜디오. 사진 서울대 중앙도서관 제공


◆챗봇에 VR 투어까지 = 대학도서관들은 온라인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한양대 학술정보관은 '하브루타 디베이트' 대회를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영진전문대는 도서관에서 선정한 추천도서를 읽고 참여하는 '책맹탈출클럽'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아울러 대학도서관들은 챗봇 등 온라인 컨시어지 서비스를 강화했다. 온라인 컨시어지 서비스란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채팅, 카카오톡 등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실시간 질의응답 서비스 등 질의응답 서비스를 뜻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카카오톡 채널 '서울대도서관'과 자체 개발한 챗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 평균 카카오톡 채널 170건, 챗봇 5036건이 이용된다. 이와 함께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경우,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VR 투어'를 제작해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양대 학술정보관은 '슬기로운 도서관 생활' 시리즈를 제작하는 등 온라인 홍보를 강화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대학도서관들의 비대면 서비스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교육의 경우 참여 인원이 한정되지 않아 원하는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박은경 이화여대 도서관 차장은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면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해 적극적 반응을 실감했다"면서 "학생들은 채팅으로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전자저널 확충돼야 = 대학도서관들은 전자저널 확충 등과 관련해 정부가 보다 관심을 가지길 희망했다. 김명환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장은 "서울대 도서관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문을 닫지 않은 세계 유일의 대학도서관으로 타 도서관에 비해 예산이 비교적 많고 공간이 넓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게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서울대 중앙도서관도 해외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예산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고등교육 예산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갑숙 한양대 학술정보관 팀장은 "정부가 대학라이선스 예산을 확대하는 등 전자자료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용자 대상 비대면 정보활용교육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관련 사서 교육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라이선스 지원 확대 = 이와 관련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추진하는 대학라이선스 지원 사업이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 중 디지털 뉴딜 핵심 과제로 포함돼 2025년까지 핵심저널 5종, 일반저널(학술DB 등) 76종까지 규모를 확대한다. 특히 KERIS는 지난해 대학도서관의 전자저널 구독료 예산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저널 패키지 중 하나인 Wiley를 대학라이선스 전자저널로 도입했다. 장상현 KERIS 대학학술본부장은 "대학도서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도서관에 대한 기존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학생과 연구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전자자료를 확충하는 등 대학도서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도서관이 개인별 맞춤 교육과 연구 지원의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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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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