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체매립지 후보지 '영흥도' 확정
제2영흥대교 등 당근책으로
반발하는 주민들 설득 나서
인천시가 자체매립지 최종 후보지를 옹진군 영흥도로 결정했다. 반대하는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성사될 경우 2025년 수도권매립지 문을 닫는 게 가능해진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4일 옹진군 영흥면 248-1번지 일대를 대체매립지 '에코랜드' 최종 후보지로 확정 발표했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영흥을 환경특별시 인천의 중심이자 친환경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특별한 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영흥도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지원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인천시는 우선 영흥도와 육지를 잇는 '영흥 제2대교 신설'을 약속했다. '영흥 종합개발계획'도 수립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흥 제2대교를 건설해 인천 내륙에서 영흥까지 1시간 걸리던 거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특히 주민들과 함께 영흥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사람과 재화가 자유롭게 넘나드는 풍요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영흥 제2대교는 대부도(구봉도 일원)에서 영흥도 십리포를 연결하는 5~6㎞ 길이의 연륙교로, 인천에서 영흥도까지 이동시간을 30분 단축할 수 있다. 영흥도 발전계획은 이 지역을 수도권 중심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들어있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이밖에도 주민협의체와 협의해 각종 주민지원사업을 결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찾겠다는 의미다.
인천시의 이번 결정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매립지특별위원회 권고를 수용한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24일 특위에서는 영흥도와 선갑도에 대해 입지타당성을 다시 검토하도록 최종 권고했고, 그 제안에 따라 세심하고 꼼꼼하게 두 곳을 비교 검토하고 관계기관 의견도 수렴했다"며 "그 결과 선갑도보다는 영흥도가 후보지로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선갑도가 부적합한 이유에 대해서는 "환경적 보존가치가 큰 지역으로 각종 법적절차 진행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며 "또 해상운송에 따른 매립장 운영 및 조성 비용이 매우 커 자체매립지 부지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인천 에코랜드'가 국내 선진시설들의 장점만을 모아 만드는 친환경 자원순환시설이 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천 에코랜드는 현재 친환경 매립지로 주목받고 있는 남양주·청주매립지의 장점만을 모아 만드는 시설"이라며 "내 집 앞에 두어도, 내 아이 곁에 두어도 안심할 수 있는 완벽한 친환경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천시가 건설하려는 에코랜드는 15만㎡ 규모다. 현재 서울·인천·경기 지자체가 함께 쓰고 있는 기존 수도권매립지 면적의 1/100 넓이다. 하지만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묻는 직매립 방식이 아니라 소각재만 묻는 방식이어서 이 면적만으로도 40년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매립시설과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소각재를 매립하고, 상부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오염물질과 주변 지역의 환경 피해가 발생되지 않게 조성할 예정이다. 또 운송차량은 완전 밀폐형 차량을 이용하고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평일 운송시간도 주민들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기존 화력발전소로 인해 오염된 영흥도 대기질 개선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랜 세월 화력발전소에서 날아온 석탄재는 배추밭을 뒤덮고, 영흥주민들이 자유롭게 숨 쉴 권리마저 위협했다"며 "우선 야적장에 돔을 씌워 석탄분진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영흥화력발전소의 조속한 폐쇄와 LNG전환 속도를 높여 영흥의 맑은 하늘과 주민들의 건강권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흥도쓰레기매립장반대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제2영흥대교와 거래하려는 것은 기만행위"라며 "용역결과 공개와 원점 재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