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기업자산 매각지원'으로 돌파구
2021-03-15 12:38:01 게재
캠코, 1조원 넘게 공급
올해도 1조원 규모 추진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해 7월 '기업자산 매각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 이후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과 선박 등을 인수해 1조1000억원을 지원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인수를 통해 6581억원을, 해운사 보유 선박 인수 등을 통해 4171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7월 신청을 받기 시작한 캠코는 매주 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10월 회계법인 등을 통한 가격 평가를 거쳐 본격적인 자금지원을 진행했다. 부동산 인수에는 대기업 5곳과 중견기업 2곳, 중소기업 10곳 등 17개 기업이 선정됐다. 캠코는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자산 등을 매입해 기업 및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캠코는 S&LB(자산 매입 후 재임대) 방식과 B&H(자산 보유 후 제3자 등 매각) 방식 등 기업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지원효과를 높였다.
A사는 공연장을 운영하는 중견기업으로 코로나 이후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공연장 매각을 통한 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했다. 당시 A사는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이행 중인 상태였다. 캠코는 기업자산 매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 4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A사에 지원했다.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활용했다. A사는 재임대를 통해 공연장 영업을 계속할 수 있고, 향후 재무상황이 개선되면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공연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됐다.
선박 인수의 경우 캠코가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중고선박을 인수해 용선료를 받는 방식을 활용했다. 해운사는 선박을 캠코에 매각했지만 용선료를 지불하면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방식을 통해 2366억원이 지원됐다.
또한 선박을 새로 건조하는 경우 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건조선가의 70% 한도 이내에서 캠코 단독 또는 공동투자를 통해 1805억원이 지원됐다.
철광석과 석탄 등을 운송하는 B사는 이같은 선박펀드를 통해 친환경·고효율 신조선박 도입을 위한 금융지원을 받게 됐다. 노후선박 교체와 친환경 고효율 선박 도입으로 해운사의 환경규제에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업구조개선과 동시에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캠코는 올해 더 많은 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신규 수요를 발굴해 1조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주간사와 개별 기업 대상으로 자산 매각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기업별 '찾아가는 면담'을 통해 시장과 기업의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달 중 수요조사를 거쳐 4월 회신기업에 대해 개별 방문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수요가 많은 중소·중견기업의 S&LB(자산 매입 후 재임대) 방식에 대해서는 자산인수를 위한 심사기간 단축 등 제도개선 가능성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민간공동투자 활성화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5월 첫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기업지원 플랫폼으로 전국 27개 오프라인 센터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민간 자본 참여를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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