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후위기 '나몰라라'

2021-04-15 11:30:02 게재

환경운동연합 "석탄에 10조원 투자, 책임 방기"

국민연금의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14일 국민연금 서울 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의 석탄발전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비판했다.

국민연금은 2009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0년 동안 9조9955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석탄발전에 투자했다. 이는 민간기관과 공공기관을 통틀어 국내 금융기관 1위 규모다.

국민연금은 2019년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중 환경·사회 분야에도 중점관리사안을 지정했다. 그러나 2년이 다 되도록 책임투자 방안 이행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지난 3월 112개 국내 금융기관(운용자산규모 5563조5000억원)이 '기후금융 지지선언식'을 열고 탈석탄을 선언했다. 국제적으로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 스웨덴 국민연금 AP 등 많은 연기금이 석탄 투자를 중단했다.

환경연합은 "855조에 이르는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연금은 투입된 자금을 철회하거나 석탄발전을 지속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훈 환경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기업들의 탈석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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