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흔드는 '내부변수' … 서울시장 선거 판세도 흔들까

2021-03-26 12:22:32 게재

여, 박원순·색깔론·말실수 … 이낙연, 읍소 나서

야, 안철수 '목 터지게' 돕는데 김종인, '돌직구'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야가 정작 '내부 악재' 때문에 전열에 금이 가는 모습이다. 여당은 캠프 안팎의 '집토끼' 마케팅에 후보의 말실수 논란까지 겹쳐 일반 시민의 공감대를 벗어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잇단 '돌직구' 발언이 단일화의 화학적 결합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을 받는다.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안전 봉사활동 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집토끼 산토끼 다 놓칠라" =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캠프 안팎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촉구하는 주장과 보수정당의 전유물이던 '색깔론'을 연상케 하는 홍보활동 등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3~24일 이틀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추모하는가 하면 박 전 시장의 치적을 나열하며 노골적으로 '박원순 복권'을 주장했다.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차기 '친문'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러나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는 외면함으로써 중도층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고민정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24일 SNS에 '빨간색을 찍으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동영상을 올려 과거 구태보수의 전유물이던 '색깔론'의 재연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고 의원은 '피해호소인 3인방'으로 거론돼 캠프를 떠난 지 일주일도 안돼 새로운 논란의 중심에 선 셈이 됐다.

오세훈 후보 출근길 유세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증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후보는 25일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 체험 후 점주에게 '무인슈퍼'를 언급했다가 국민의힘으로부터 "공감능력이 전혀 없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박 후보는 '올빼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청년 일자리에 민감한 표심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대국민 '읍소'로 위험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그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절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을 뵙겠다"며 "잘못은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다부지게 개척하겠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임 전 실장을 향해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당내의 집토끼 전략에 대해 "자칫 하다가는 오만하게 보일 수 있고 '정부여당 아직 정신 못차렸구나' 하는 지적도 있다면 자칫 집토끼 잡으려다 산토끼 다 놓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어색해진 '아름다운 단일화' =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의 긴장기류가 감점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 대표는 25일 오세훈 후보 지원유세에서 "목이 터지도록 오세훈을 외치겠다"고 했지만 본인의 연설을 마치고 오 후보가 마이크를 잡은 지 5분여 만에 서둘러 무대를 떠났다. 앞서 김 위원장도 안 대표와 어색한 악수를 주고받은 후 안 대표가 지원연설을 시작하자 2분도 채 안 돼 무대를 떠났다.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후에도 안 대표를 겨냥해 거침없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는 25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안 대표의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비꼬는가 하면 "분명하게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하고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직언을 날렸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중도표 일부를 포기하면서까지 보궐선거 이후 정계개편에서 그를 배제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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