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은행 'e-위안화 지갑 개설 늘려라'

2021-04-02 11:06:57 게재

은행원 한명당 10~30개 개설 목표량 제시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설명이 중요 업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시범 프로젝트가 여러 도시로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주요 국유은행들이 디지털 위안화(e-위안화) 지갑을 알리기 위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현재 디지털 위안화 지갑의 마케팅 및 홍보는 주로 대형 국유은행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은행 직원들은 위챗의 모멘트에 종종 글을 올려 고객들이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의 일부 지하철역에는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한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이 신문과 인터뷰한 대형 국유은행의 한 직원은 "은행 경영진들은 디지털 위안화 지갑의 마케팅과 홍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은행은 현재 전직원이 지갑 개설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이에 대한 인센티브나 페널티가 없지만 앞으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국유 은행은 3월 말까지 마케팅 파트 직원들은 디지털 위안화 지갑 30개, 비마케팅 직원들은 10개씩 만들어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소규모로 가족들만 초청해 지갑을 개설하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보편화된 형태로 바뀌었다.

현재 디지털 위안화 앱은 주요 앱 스토어에 올라있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 링크와 초대 코드를 제공해야 설치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에서 등록정보를 신청하고, 알림 성공 문자를 받은 후 코드를 스캔하거나 링크를 클릭해 '디지털 위안화 앱'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앱에서 회원가입을 한 뒤 지갑을 열어 은행 카드를 연동시키면 된다.

한편 디지털 위안화 시범 프로젝트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왔지만 은행 직원들이 마케팅 과정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디지털 위안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한 은행 직원은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 지갑을 개설하는 것이 은행 카드를 재발급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 시민들은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한 소비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청두시정부와 인민은행 청두지점은 '봄맞이 디지털 위안화 빨간봉투' 행사를 열었다. 사전 신청 및 추첨 방식을 통해 약 20만개의 디지털 위안화 빨간 봉투가 당첨자들에게 전달됐다. 당첨자는 178위안(약 3만원)과 238위안(약 4만원)이 든 빨간 봉투 2개(무작위 추첨에 의해 결정됨)를 받게 되며 당첨자들에게 지급된 총 금액은 4000만위안(약 68억원)이었다. 이 디지털 위안화는 3월 3일부터 3월 19일까지 지정된 가맹점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앞서 선전, 쑤저우, 베이징, 상하이에서도 잇따라 디지털 위안화 빨간 봉투가 배포됐다. 지난 1월 5일 상하이교통대학교의 직원식당을 이용한 당첨자는 중국우정저축은행이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 위안화 지갑으로 주문·소비·지급 원스톱 서비스를 체험했다. 또 상하이 지하철역의 일부 자동판매기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사용 옵션이 추가됐다.

디지털 위안화가 점진적으로 출시되고 기술이 무르익으면서 시범 프로그램 시행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중국 상무부는 베이징-톈진-허베이, 양쯔강 삼각주, 광동-홍콩-마카오 지역과 중서부에 조건을 갖춘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전개할 것을 명확히 밝혔다. 또 선전, 청두, 쑤저우, 슝안신구 등지와 동계 올림픽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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