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약기 맞은 한국의 '일학습병행제'

2021-04-13 11:35:23 게재
이상호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2014년부터 정부는 중소기업 인력 불일치를 해결하고 청년들이 노동시장으로 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제교육과 일학습병행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마이스터고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도제교육이 도입되고 선취업-후학습 방식의 일학습병행제가 확산됐다. 2020년 8월 28일부터는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비로소 한국형 아우스빌둥(Ausbildung)이라 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이 제도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의 디지털화가 급진전됐다. 비대면 생활방식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일학습병행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직업훈련 분야에서 재택근무, 온라인 원격교육 및 훈련이 늘어났다.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신산업 분야의 '미래형 핵심인재와 실무인력 양성' 필요성도 커졌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도 일학습병행 사업의 질적 내실화와 효율적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형 아우스빌둥인 일학습병행제도는 어떤 목표와 과제를 안고 있는가?

일학습병행제도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평생직업 능력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실무형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인력 불일치를 해소해 기업의 질적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참여를 발판으로 다양한 산업과 기업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훈련 관리체계를 개편해 기업수요에 기반을 둔 일학습병행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일학습병행 학습근로자의 경력개발을 촉진하고 미래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근로자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기업을 발굴해 중도탈락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근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학습근로자가 해당 산업과 기업의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 교육훈련 기회도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셋째, 기업현장교사 공동훈련센터 등 참여 주체 사이의 소통을 활성화해야 한다. 상호교류를 통해 이룬 역량강화를 기반으로 일학습병행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특히 일학습병행 CEO클럽, 권역별 시도교육청 정책협의회, 산업 및 지역인적자원위원회 등 사업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혁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학습병행을 통해 취득한 기술자격이 산업현장에서 잘 쓰이도록 해야 한다. 국가기술자격과 연계성을 강화하고 평가제도 개편을 통해 공신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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