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독점 혐의 페이스북 조사
2021-04-16 11:51:27 게재
공정위 현장조사 착수
사상 첫 데이터독점 조사
데이터 독점이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검색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들로부터 광고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형태의 독점 유형이다.
16일 관련 업계와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에 있는 페이스북코리아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다. 페이스북은 가입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전 세계 5억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 정보, 온라인 활동 정보를 연결·확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가입자가 인스타그램에서 신발을 검색한 뒤 페이스북에 로그인 하면 신발 광고가 뜨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 와츠앱뿐 아니라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하기' 기능을 탑재한 제3의 사이트나 앱까지 활용된다.
공정위는 개인 정보 동의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페이스북에 자기 개인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동의하는 동시에 제3의 사이트 등이 갖고 있는 내 활동 정보도 연계·활용할 수 있다는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이를 꼼꼼하게 읽는 소비자가 거의 없고 동의하지 않으면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없어 동의를 체크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동의를 강요하는 셈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페이스북이 국내 애플리케이션 업체와 광고 계약을 맺으면서 다른 플랫폼은 이용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건 혐의도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가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멀티호밍(multihomingㆍ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행위) 차단'에 해당할 수 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6월 19일 열린 한국경쟁법학회 화상 심포지엄에서 "시장을 선점한 독과점 플랫폼이 신규 플랫폼의 진입과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멀티호밍 차단, 자사 우대, 끼워팔기 등 다양한 반경쟁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새로운 플랫폼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져 플랫폼 시장의 역동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데이터 독점에 대해선 세계적으로도 제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럽에선 독일 연방카르텔청과 페이스북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연방카르텔청은 2019년 페이스북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지 않고 개인 정보를 연계·활용한 혐의로 시정 조치를 내렸는데, 페이스북이 반발해 소송을 낸 것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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