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본격 수사 앞두고 기강 잡기 나서
검사 합격자 명단 유출 정황, 전 직원 감찰
"이미 알려졌지만 유출 행위 자체가 문제"
공수처는 21일 보안점검을 한 결과 공문서 사진 파일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돼 김진욱 공수처장이 전 직원 대상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에는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검사 15명, 검찰 파견 수사관 10명, 경찰 파견 수사관 15명, 일반 행정직원 20명 안팎, 공무직 25명 등 직원 80여명이 소속돼 있다.
공수처는 유출 시점이 20일 오전 무렵으로 추정되며, 유출된 공문서 내용은 15일 발표한 공수처 검사 합격자 명단 등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자료는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지만 유출 행위 자체가 문제인 것"이라며 "감찰을 통해 유출자, 유출 대상, 목적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진상 조사 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 내부 문서 유출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공수처는 "1호 사건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전격적이고 철저한 보안점검을 시행해 수사 자료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공수처 청사 내부 보안 취약 지점을 파악하고 방음 보강 작업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의 이번 감찰 지시는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내부 기강을 다잡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철저한 보안 의지를 내비침으로써 직원들에게 수사 정보 유출을 삼가라는 일종의 메시지를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수사관 최종 합격자(20명)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자 이를 막기 위한 취지에서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언론에서는 수사관 최종 합격자 가운데 유명 로펌 출신 변호사가 20% 포함됐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시작 전 공수처 전 직원의 보안 의식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찰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공수처에는 감사실 역할을 하는 인권감찰관실에 직원 2명이 있지만 인권감찰관은 아직 공석이다.
한편 공수처 검사와 마찬가지로 수사관 가운데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다수 있어서 이들의 이해충돌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수사관 가운데 수사 대상인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피의자인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변호하는 로펌 출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19일 당초 4급 2명, 5급 8명, 6급 10명, 7급 10명 등 총 3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서류전형과 면접시험 절차를 거치면서 5급 5명, 6급 9명, 7급 6명 등 20명이 공수처 수사관으로 합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