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 난항

정부 소급적용 반대로 4월 국회통과 불가능

2021-04-28 11:13:53 게재

야당과 민주당 초선 의원 '신속 처리' 요구 … 당정 갈팡질팡, 권칠승 중기부 장관도 부정적

# "국회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법제화 신속 처리하라."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소상공인연합회 임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은 "소상공인들의 피맺힌 절규를 이제는 정치권이 응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2월 16일부터 지난주까지 48일간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17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최승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피켓에 적은 '헌법 23조3' 내용이다.

최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나라가 피해를 입혔다면 당연히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그게 국가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꺾이지 않고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한 생활규제도 지속되고 있다. 소상공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입법화' 요구가 거세지는 이유다.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손실보상 입법화에 동참했다.

현재 국회에는 법률개정안과 특별법 제정안 등 23개 법안이 발의돼 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야당은 적극적이다. 여당 내에서도 초선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입법 발의가 활발하다.

주요 관련법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소상공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다. 개정안 내용은 손실 보상 의무화를 기본으로 보상액 선정 기준과 대상, 지원 방법과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별법안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재난에 따른 손실보상과 지원을 담고 있다. 일부 특별법안에는 소급적용을 명시했다.

◆4월 손실보상법 통과 불가능 = 하지만 손실보상 법제화 상황은 만만치 않다. 4월 국회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가 안건 선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다 끝내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원인과 책임을 물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27일 "민주당은 소상공인들을 만날 때는 '소급적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하더니 정작 법안심사에 들어가자 '소급적용'을 못 넣겠다고 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소급적용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민주당은 4·7 재보궐 선거 직후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추진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나 정부가 재정 여건을 이유로 반대하자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7일 MBC 라디오에서 "실보상제 소급적용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정부가 재난지원 방식으로만 13조원 정도 지출했다. 이게 따지면 피해를 지원하는 방식이니 소급적용"이라며 "손실보상 방식이 마치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45명은 같은날 "새로운 당 지도부는 손실보상 소급입법에 사활을 걸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민병덕 의원은 권 장관 발언에 "공개 토론을 하고 싶다"며 "손실보상은 법적 의무이고, 당연히 소급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정부를 비난했다. 이들은 "정부는 소급적용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 방역조치로 인한 손실 보상이라는 국가 의무를 망각한 무책임한 답변의 반복"이라며 "산발적인 재난지원금과 대출지원 정책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손실보상 소급 적용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 역할 뭐냐 =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은 "소상공인들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고, 더 이상 돈 빌릴 곳도 없는 처지"라며 "무조건적인 책임만 강요당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손실보상 법제화 방안은 고통의 순간을 감내할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상모씨는 "6개월 동안 매출이 1300만원"이라며 국세청 신고 자료 등을 26일 공개했다. 그는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처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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