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공정벌금제' 논쟁
유승민 "이, 기본소득 공정하지 않다고 고백"
김종민 "문 대통령 공약 … 조국도 추진 발표"
천대엽 "필요 공감대 … 당장 도입은 어려워"
이재명 경기지사가 불을 댕긴 이른바 '공정벌금제(재산비례벌금제, 재산과 소득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 논쟁이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비판에 가세했다. 여권에서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29일 "이 지사의 공정벌금은 본인의 기본소득이 공정하지 않다는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돈을 주자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지사는 '재산비례벌금제' 도입을 주장했다. 똑같은 죄를 짓더라도 재산에 따라 벌금에 차등을 두는 것이 공정한 '공정벌금'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세금이나 벌금을 소득·재산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과 똑같은 이치로, 정부가 돈을 줄 때는 당연히 가난한 서민에게 더 드려야 한다. 그런데 왜 기본소득은 똑같이 나눠주나"라며 "이것만 보더라도 이 지사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러니 기본소득은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 전 최고위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그는 "공정벌금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니 공정벌금제 도입으로 사법정의에 한발 더 가까이 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공정벌금제는 20대 국회에서 이상민 의원, 최재성 의원이 발의했으나 통과되지 못했고 21대 국회에서는 소병철·이탄희 의원이 발의해 현재 법사위 제1소위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경제력의 차이는 고려하지 않는 현재의 벌금제도가 누군가에는 아무런 고통도 처벌의 효과도 없기에 사실상 선처가 되기도 한다"며 "민주당은 대체로 찬성하는 편이니 관건은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봤다.
이날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정벌금제가 거론됐다. 천 후보자는 "경제력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하는 게 실질적 공정, 법의 정신에 맞지 않으냐"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유럽서 도입한 '일수벌금제'를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 벌금형에 있어 배분적 정의 차원에서 우리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걸로 안다"며 "검찰과 법무부도 고민하는 걸로 아는데,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논의가 마무리된 걸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방향성은 공감하나 유일하게 재산만 있는 시민의 경우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는 우려도 있다"며 "기회가 되면 논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형사정책의 문제가 포퓰리즘 논란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핀란드와 독일 등의 사례를 들며 '재산비례벌금제'를 제안했다가 "2015년 핀란드가 과속을 한 고소득 기업인에게 벌금 7000만 원을 물린 건 재산이 아닌 소득으로 차등을 둔 것"이라고 비판한 윤희숙 의원과 논쟁을 벌였다. 이 지사는 27일 다시 "'공정벌금'은 어떤가"라며 "윤 의원의 반론과 의견 덕분에 '공정벌금'이 우리 사회 주요 의제가 되었으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되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