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 채용 찬반 뜨거워
2021-05-03 11:39:58 게재
교총·국가교육회의 설문
교원은 반대 95%
학부모 찬성 83.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2일 전국 중등교원 9210명을 대상으로 '기간제교원 도입'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2~25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원 95%가 '무자격 기간제교사 도입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찬성 의견은 3.62%에 불과했다. '교사 전문성'을 훼손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교사들은 교사 양성과 자격체계를 무너뜨리는 법 개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일부 강사를 채용해본 결과 고교 교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학생과 갈등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개정 법안은 국가 자격체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총, 기간제 도입 개정안 반대 =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갑) 의원은 지난달 9일 특정 교과에 한해 해당 분야 전문인력을 시간제로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2월 교육부가 밝힌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 담긴 내용과 동일하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간제 교원도 교사 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 자격증이 없는 사람을 강사로 채용할 수는 있지만, 자격증을 가진 교사와 함께 수업해야 한다.
특강 형태로 진행할 뿐 전문가가 교사처럼 단독 수업·평가·기록 등은 할 수 없다. 교육부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경우만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담았다. 박사학위 소지자로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거나 특정 분야 전문가나, 교육감이 정하는 자격 기준에 해당하는 자로 제한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할 경우 전 과목에서 부족한 교사수는 8만8106명으로 분석됐다.
◆기간제 교사 성공사례도 쏟아져 = 당장 발목이 잡히는 것은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정부 국정과제로 학업 양극화를 막고 학생 스스로 선택한 진로(과목)에 따라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제도다.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올해까지 연구·선도학교를 지정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미래교육과정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기존 교육과정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새로운 내용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고교학점제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서 시범운영한 결과, 잠자는 교실에서 깨어있는 교실로 변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성공사례를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소프트웨어·로봇 등 신산업 분야처럼 기존 교사들이 맡기 어려운 과목은 누가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대안으로 '학교 밖 전문가'를 기간제 교원으로 활용하자는 게 교육부 취지다.
◆교원양성문제 전면 개선 필요 = 학부모와 국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 11월 국가교육회의가 공개한 '미래교육체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학부모와 국민들은 기간제 교사 도입제도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중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전문가에게 교사 자격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설문에 학부모 83.4%, 일반 국민은 80.5%의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학부모들은 미래형 교육과정과 4차산업혁명에 따른 인재양성 교육과정은 누가 가르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최경진(가명. 경기마이스터고 학부모)씨는 "교원들이 학생 인성교육과 교사자격 검증을 외치고 있지만 이는 공교육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학교에서 그렇게 정성으로 잘 가르치면 뭐하러 사교육 시장으로 아이를 내보내겠냐"고 말했다.
교원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우선 교대 사범대 교원대학의 교육과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미래형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지만, 이를 따라갈 교원양성은 턱없이 부족하고 미흡하다며 정부와 대학이 교육과정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노원구 한 고교 교장은 "현재 한국 교육과정과 교원양성 과정은 낡은 사고와 과거 시스템에 갇혀있는 상황"이라며 "교원양성 제도가 미래교육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대 사범대 교원대학의 교육과정부터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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