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기지 만든다
‘K-반도체 전략’ 발표 … 삼성·SK, 시스템반도체 등에 510조원 이상 투자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국내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지 건설에 나선다
정부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향후 10년간 5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다. 정부는 이를 ‘K-반도체 벨트’라고 명명했다. 이 벨트는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돼 ‘K자형’ 모양을 띤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벨트 내 지역별로 제조, 소부장, 첨단장비, 패키징, 팹리스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거나, 이미 있는 곳은 투자를 늘린다. 판교 부근에는 ‘한국형 팹리스 밸리’가 새로 조성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는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며 9년째 수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부 발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끈다.
미국은 올해 1월 자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조금,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을 발효했다. 지난 3월에는 반도체 제조시설에 약 500억달러(56조5000 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제조2025’를 통해 반도체 기업의 공정 난이도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반도체 내재화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가 ‘전략무기’로 부각되면서 반도체 경쟁이 기업 중심에서 국가간 경쟁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번 전략발표 핵심은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받아온 시스템반도체 강화 대책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3일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를 발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 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4월 정부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밝힌 133조원보다 투자금액을 38조원 늘린 것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날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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