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특공이 뭐길래'

2021-05-21 11:10:25 게재

연일 황당한 사례 속출

실거주자 대책 마련해야

세종시가 이전 공공기관 직원 아파트 특별공급(특공)을 둘러싸고 연일 시끄럽다. 허술한 규제를 틈 타 수년째 누적돼 온 적폐가 한꺼번에 터지는 모양새다. 세종 주민들에선 이번 기회에 아예 특공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20일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대전에 위치한 관평원은 최근 세종시 이전대상이 아닌데도 새 건물을 짓고 직원들은 특공까지 받아 비난을 받고 있다.

관평원에 대한 현장조사가 시작된 이날에도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 직원 등이 추가로 도마에 올랐다. LH 직원부터 시작된 특공 논란이 끝도 없이 폭로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세종시 특공은 2012년 이후 세종시로 사실상 강제 이주해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을 위해 마련했다. 최소한의 배려라는 측면이 컸다.

초기엔 이렇다 할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주민 수도 적었고 분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어렵던 시절이 지나고 세종시 아파트 값이 올라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면서는 '로또특공'이 됐다. 특공으로 받은 아파트를 거주하지도 않고 팔아 수년만에 수억원의 차익을 본 사례가 속출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세종시에 공급된 아파트 6만여 가구 가운데 특공 이후 공무원들이 내다 판 아파트가 2085건이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그 사이 정작 세종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아파트 분양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40% 특공에 기타물량까지 추가되면서 실거주자가 분양을 받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행복도시건설청(행복청)은 지난 4월 특공 기준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운영기준을 행정예고했다. 비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관에 대한 특별공급을 제한하고 신설·일부 이전 기관의 경우는 특공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특공 물량도 40%에서 올해 30%로, 내년부터는 20%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7월 6일부터 시행하는 실거주 의무 부과 등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선 전형적인 뒷북대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장 대전시에서 이전해 논란을 빚은 중소벤처기업부는 특공 막차를 타게 됐다. 아예 특공을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이유다.

지역 시민사회에선 특공이 가지고 있는 원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실거주자에게 분양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서진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특공 규제를 변화된 상황에 맞게 훨씬 이전부터 강화했어야 했는데 안타깝다"면서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 팽배한 만큼 공공기관 직원 혜택을 향후 선물량인 특공보다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정작 세종시에 사는 주민들은 아파트 분양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초기 미분양 상황에서 만들어진 전국을 대상으로 한 기타물량도 이제 없애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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