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일으키는 유전자 발견

2021-05-25 11:32:03 게재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

국내외 연구진이 난청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난청 진단과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 연구팀 등과 함께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ANSD)을 유발하는 매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청각신경병증은 달팽이관 또는 청신경 이상으로 소리 인지는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어음변별) 능력이 저하되는 난청 질환이다.

난청 원인에는 '달팽이관 지지세포(GLS)' 이상에 따른 '간극연접' 기능저하가 있다. 간극연접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이루어진 연결구조를 말한다.

공동연구팀은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을 규명하고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우선 난청 원인을 찾고자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가진 한국과 중국 국적 환자군의 가계도를 분석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공통적으로 TMEM43 돌연변이가 유전됨을 확인했다. TMEM43 유전자가 난청 원인이라는 의미다.

이는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정상 쥐는 성장하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도 커지지만, 돌연변이 쥐의 경우 커지지 않았다. 분석 결과 TMEM43 단백질이 간극연접 기능을 조절해 달팽이관 내 항상성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함을 확인했다. 달팽이관 지지세포 내 TMEM43 단백질에 결함이 있을 경우 간극연접 기능에 이상을 가져와 청각신경병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TMEM43 단백질에 이상이 있는 난청 환자 세명에게 달팽이관 기능을 대체하는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됐다. TMEM43 돌연변이가 난청 원인인 경우 인공 와우 이식법이라는 정확한 치료 지표를 제공한 것이다.

이창준 IBS 단장은 "이번 성과는 임상 의사와 세계 각국의 기초과학자들이 협력해 도출한 결과로, 특히 한국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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