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의혹'(권익위, 민주당 의원 전수조사 결과)의원 수사에 경찰 명운

2021-06-08 11:35:52 게재

엄정 수사 천명 했지만 의심 눈초리 … 검찰, 전 양구군수 구속기소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부동산 투기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에 대한 관련 자료를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엄정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야당 등에서는 '봐주기식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계속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관련, 이번 수사가 책임수사기관으로서 명운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 김태응 부동산거래 특별조사단장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가족의 부동산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경찰 등에 따르면 권익위 부동산 거래 특별조사단은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법령 위반 의혹이나 소지가 있는 국회의원 및 그 가족 총 12명과 16건을 확인, 관련 조사 내용을 합수본에 송부한다고 7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의뢰에 따라 이뤄진 전수조사는 국회의원 174명과 배우자 등 가족 816명이 그 대상이었다. 의혹의 실체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주도하고 있는 특수본 수사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권익위로부터 조사 결과 공문을 접수했다"며 "권익위로부터 별도 통보받을 예정인 개별 조사결과 내용을 분석해 엄정 수사할 예정"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단이 통보되더라도 수사가 끝나고 혐의가 입증될 때까지는 개인 신분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혹이 확인된 12명 중 6명은 민주당 의원 본인이며, 나머지 6명은 의원의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이다. 이 중 일부는 특수본의 기존 수사 대상인 국회의원 13명(부동산 관련 뇌물수수 혐의 포함 시 16명)과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특수본 내·수사 대상 국회의원은 16명이었다. 13명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됐고, 3명은 뇌물 등 다른 범죄 관련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이번 수사에서 경찰이 책임 수사기관으로 중립성을 지킬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경찰이 민주당 소속 의원 일부의 투기 의혹과 관련, 땅 매입 시점에 내부정보를 이용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입건 결정을 하자 야당을 중심으로 '봐주기 수사' '편파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 지방 경철청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쪽으로부터는 공격을 받을 것"이라며 "수사 담당부서가 얼마나 공정한 수사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느냐에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고 말했다.

◆경찰 "정찬민 의원 영장 재신청 할 것" = 부동산 투기 수사의 중심이 정치권으로 이동한 가운데 앞서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신청한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 구속영장에 대해 검찰이 보완을 요구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검찰이 세부적으로 확인해달라는 부분이 있었다"며 "보완수사해서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용인시장 재임 시절(2014∼2018년)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던 A시행사에 인허가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A사가 최초 매입한 금액보다 싼 가격에 개발 부지 인근의 토지를 차명으로 사들인 뒤 주택 건설로 인해 땅값이 오르자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정 의원이 기흥구 일대 땅을 산 뒤 도로 신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세 차익을 얻었고, 정 의원의 딸이 시세보다 싼 가격에 다른 토지를 매입했다는 등의 첩보를 입수해 지난해 말부터 수사를 해 왔다.

이런 가운데 기존 부동산 투기 수사와 사법처리 절차는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전 양구군수 전 모씨를 구속기소 했다. 전씨는 군수로 재직하던 2014년 6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노선 발굴 용역을 진행하던 업체 관계자로부터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2016년 7월 역사 조성 예정지 인근에 땅 1400여㎡를 매입했다.

전씨는 여동생을 통해 부지를 매입했으며 이후 땅은 전씨의 아내 명의로 최종 등기 이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씨가 이 땅이 개발될 것이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전씨가 땅을 매입한 이후 해당 지역의 공시지가는 2배 이상 올랐다.

3월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거쳐 지난달 13일 구속, 같은달 21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소속 공무원 투기 의혹에 용인시청 압수수색 =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7일 용인시청 공무원들의 땅 투기 혐의와 관련해 오후 2시 30분쯤부터 2시간여 동안 용인시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B씨 등 시 공무원 3명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일대 토지를 내부 정보를 이용해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자료 수집을 위해 실시됐다. 해당 혐의로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은 4월 23일 용인시청 등 10곳이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두 번째다.

앞서 경찰은 3월 용인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B씨 등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6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2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특수본이 지금까지 내·수사했거나 진행 중인 대상은 총 670건·2974명이다. 혐의를 구분하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328건·1590명, 기획부동산 관련이 342건·1384명이다.

지금까지 구속된 대상은 18건·22명이다. 피의자들이 부동산을 처분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동결한 부동산은 총 24건·660억원 상당이다.

특히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투기한 혐의를 받는 일명 '강 사장'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다.

장세풍 기자· 연합뉴스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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