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한강 품은 '미술관·박물관 도시'
용산구 지역특화발전 매개 삼아
국립부터 민간까지 20여곳 밀집
'이건희특별관' 더하면 화룡점정
"함석헌 선생처럼 지역과 인연을 맺은 인물들은 별도 전시관을 만들건데 벌써 기증·전시 요구가 많아요. 수용할 공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문을 열기도 전에 확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며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용산구가 남산과 한강을 품은 '미술관·박물관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 등 국립시설을 비롯해 삼성미술관 리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 민간공간까지 20여곳이 지역 곳곳에서 특색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말 용산역사박물관으로 변신을 시작한 한강로3가 옛 철도병원은 구립시설 중심에 있다. 성 구청장은 "40년 이상 용산에 살고 내리 3선 구청장을 하니 지역의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가치를 높여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보인다"며 "일찍부터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건립 장소 선정과 유물 확보 등 계획을 구체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역사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에서 대대적으로 나서 벌써 3000여점을 모았고 2022년 박물관이 문을 열기 전까지 매입 기증 복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그동안 1928년 지어진 옛 철도병원 본관은 근대건축물 가치를 그대로 살린 박물관으로 거듭난다. 건립 당시는 물론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2008년 모습까지 참고해 붉은색 벽돌 성능을 회복하고 내부 흔적을 보존할 예정이다. 창호와 스테인드글라스 복원·보수, 타일 현상보존 작업, 건물 구조 보강, 냉난방 재난·소방 등 설비와 편의시설 설치까지 진행하게 된다.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강로3가를 포함한 57만㎡를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구는 미술관 박물관을 주요 매개로 택해 2024년까지 510억원 규모 '역사문화 르네상스 사업'을 벌여나간다. 역사박물관에 앞서 조성한 공간들도 십분 빛을 발할 예정이다. 이봉창 의사 생가 터를 활용한 효창동 '역사울림관', 세계인들의 거리에서 전통공예품을 선보이고 공예인들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남동 '용산공예관' 등이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을 전시할 특별관 유치에도 뛰어들었다. 역사문화 르네상스 사업과 상승효과를 내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더욱 확대한다는 취지다. 유족측은 2만3000여점에 달하는 문화재·미술품 가운데 대부분인 2만1600점 가량을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보유한 용산동6가 부지가 최적지로 꼽힌다.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한가운데 위치해있고 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이 지척이다. 곧 들어설 용산공원과의 조화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가가 대대로 살아온 입지적 상징성 외에 역사문화 르네상스 사업에 포함시켜 이건희미술관 가치를 높여나갈 프로그램도 벌써 구상 중이다. 중앙박물관의 고미술과 이건희미술관의 근대미술, 삼성미술관 리움의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투어'다.
하정민 대한민국공공미술협회장, 박삼규 서울시문화원연합회장, 차대영 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 677명이 참여한 '이건희미술품특별관용산건립민간추진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용산에 힘을 싣고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달 말 열람공고에 들어간 용산지구단위 재정비 변경계획 안에도 역사자원을 활용한 용산의 10년 미래를 담은 큰 그림이 담겨 있다"며 "미군기지 이전 자리에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보다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