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감사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

2021-06-16 10:59:06 게재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 회장 취임 1년 … '회계개혁 후퇴와 기업 감사 완화' 불가 강조

"어떠한 경우에도 정도감사(正道監査)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입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6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계법인의 감사가 위축되거나 약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코로나 충격으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정부에서는 정책의 미세조정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왔고, 당분간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은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가라'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그는 "글로벌 회계법인들은 코로나 환경에서 기업 감사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감사시간을 더 투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 봐야 한다"며 기업 감사 강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회계개혁에 따른 부담증가와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감사품질 향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을 강하게 밝힌 것이다.

한공회는 김 회장 취임 이후 회계개혁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회계업계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상생협력을 중요한 과제로 정했다. 김 회장은 취임 즉시 상생협력위원회를 발족했고, 대형 회계법인인 빅4와 중견·중소회계법인의 협력을 통한 감사품질 향상을 추진했다.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갖고 있는 '업무 툴(Tool)'을 플랫폼에 탑재해 중견·중소회계법인이 무료로 공유하면 기술격차 해소와 업무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구상에서 시작했다.

김 회장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조서서식, 산업전문화 데이터베이스를 플랫폼에 올렸고, 사모펀드감사 조서서식, PA(Private Accountant) 서비스 활성화 등 Tool을 계속적으로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등 영리부문의 감사강화와 함께 비영리 공공부문에 대한 회계개혁에 대해서도 한공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학교법인에 대한 '4+2 주기적 지정제'가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고 공동주택 외부감사에 감사인 선임제도를 개선하는 입법안도 여러 건 마련되고 있다"며 "이들 법안들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2년차를 맞는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회계업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전산시스템감사와 포렌직서비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사기법을 개발하고 충실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ESG연구와 현안 대처를 위해 ESG위원회를 내실 있게 운영해 ESG외부인증과 시장 활성화 방안, ESG전문가 양성방안 등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회계개혁 이후 공인회계사들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만큼 공익적인 활동에 대한 공인회계사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휴업 공인회계사들의 개업 복귀 현상이 점차 늘어나고, 공인회계사시험 응시자와 경쟁률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며 "공인회계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고 국민적 기대와 관심도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때에 2만3000여 공인회계사들은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국가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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