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아날로그 감성에 힙함을 더하다

2021-06-18 09:12:53 게재

백현동 브런치 ‘올덴그레이(OLDEN GREY)’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요즘 유행하는 감성을 따라간다는 것이 때로는 버겁다. 물론 그 누구도 트렌디함을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다 보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아날로그 감성에 더 끌리던 차에 멋진 브런치 맛집을 찾았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흑백 필름의 향수를 가득 담고 있는 아날로그 감성에 깐깐한 20대 아들에게 합격점을 받은 힙함을 더한 ‘올덴그레이’를 소개한다.



고전적 분위기에 녹여낸 인스타 감성으로  눈길 사로잡아
  ‘올덴그레이’라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중후한 느낌을 주는 회색으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낸 이곳의 첫인상은 고전적이다. 흑백 영화를 연상케 하는 회색을 채도를 조절해 실외와 실내에 적절하게 활용한 이곳의 인테리어는 시간이 갈수록 그 멋스러움에 반하게 된다.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회색 분위기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명들과 톡톡 튀는 감성을 더한 네온 조명이 활기를 더한다.  이곳에서는 곳곳에서 고전적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어 재미있다. 중후한 색의 테이블에 회색 벽에 노란색으로 적어놓은 글 장식, 오래된 전화기와 독특한 디자인의 액자들, 그리고 비행기 화장실을 연상케 하는 화장실이 참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게다가 음식점 한가운데 놓인 중정은 신의 한 수, 요즘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인스타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들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자리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눈으로 먼저 만족하는 맛있는 음식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브런치 집들의 공통점은 맛은 물론 모양도 멋스럽다는 것이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신선한 아보카도에 짭조름한 베이컨과 달걀노른자의 고소함을 살린 ‘아보카도 에그베네딕트’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일단 인증사진부터 누르게 한다. 속을 꽉 채운 야채와 햄 때문에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하게 하는 ‘클래식 브런치 샌드위치’와 담백한 ‘브리오슈 프렌치토스트’는 어떤 것을 선택해도 후회가 없다. 브런치뿐 아니라 파스타와 리소토 또한 맛이 좋다. 평소 토마토를 즐겨 먹지 않았던 사람도 숨겨진 토마토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토마토 팍시 파스타’, 크림이 아닌 오일로 요리해 담백한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와 트러플 풍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트러플 풍기 리조또’도 찾는 이들이 많다. 



밤이면 다시 한 번 변하는 곳   브런치로 유명한 곳이지만 저녁에 찾아도 멋스럽다. 노란색 불이 들어온 알림판이 반기는 이곳의 저녁은 식사가 아니더라도 가볍게 지인들과 맥주나 와인 한 잔 곁들이기에도 좋은 분위기다. 중정과 테라스에 밝힌 조명이 마치 캠핑을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해주기 때문이다. 단짠의 절대강자인 바비큐 폭립과 여러 맛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토마호크스테이크를 비롯해 한잔 술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바삭바삭하게 구워낸 프렌치프라이와 다이어트 걱정을 덜어주는 그린 올리브까지 입맛대로 고른 메뉴와 함께 여름밤 무더위를 달랠 수 있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52번길 17-5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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