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망 대가 받을 기회 생겼다
2021-06-28 21:17:07 게재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 대상
법원 "연결에 대한 대가 내야"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에 완승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25일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청구 가운데 협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각하하고,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선 망 사용 대가 지급과 관련해 넷플릭스가 '연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라며 "연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형평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SKB는 상법상 주식회사이고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 자신의 사업범위 내에서 한 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행위"라며 "SKB가 무상제공의사 없이 역무를 제공한 상대방은 대가지급을 면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접속료는 유료이고 전송료는 무료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재판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를 유료 '접속료'와 무료 '전송료'로 구분한 뒤 일본 통신사에 접속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SKB에게 콘텐츠 전송 비용을 따로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와는 접속이 아닌 연결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인터넷 망에 대한 접속없는 음성 데이터 영상 등의 송신 또는 수신을 상정할 수 없다"며 "상호 합의하에 연결한 이상 SKB가 넷플릭스에게 인터넷접속역무를 제공하고 넷플릭스는 이를 수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콘텐츠 전송은 명백히 넷플릭스의 적극적 행위에 의한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인터넷 망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연결에 대한 지급 의무'를 두고 "통신사가 자사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망 중립성 논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망 이용대가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글로벌 CP의 콘텐츠가 국내 ISP의 망에서 트래픽을 발생시킬 경우, 망 중립성 원칙을 이유로 내세우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SKB는 물론이고 국내 통신사들이 글로벌CP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활발하게 벌일 전망이다.
한편 넷플릭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망과 관련된 사안은 기업과 기업이 협의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명시한 법원의 판결문을 현재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공동의 고객을 위해 SKB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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