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코 안에서 증식 시작한다

2021-07-02 11:28:08 게재

예방·치료법 개발 계기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감염이 시작되는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전북대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강(코안) 섬모 상피세포를 통해 감염·증식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용체 단백질 ACE2과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한다. 단백질들이 바이러스의 침입 경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신의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만으로는 단백질의 정확한 분포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또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점에 이미 일차적 바이러스 감염·증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감염 기전 파악이 더욱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다양한 실험기법을 적용해 분석함으로써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경증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면역형광염색과 최신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 기법을 이용해 분석, ACE2 수용체 단백질이 코안 섬모세포의 가장 끝부분인 공기와 맞닿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함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한 뒤 증식한다는 뜻이다. 이로써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시발점임을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구강세포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세포에서만 복제·증식함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ACE2 수용체 단백질이 없는 비강 분비세포나 구강 상피세포에서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 예방과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규영 단장은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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