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은행, 고객서비스 확대

2021-07-02 11:21:45 게재

핀테크 고객 확장 공세에 인터넷뱅킹 수수료 등 인하

10년 휴면계좌에도 수수료

일본의 거대 은행들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의 공세에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송금 수수료를 낮춰 주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본언론은 3대 메가뱅크를 중심으로 디지털시대의 변화에 뒤처져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나서지 않았던 기존 은행이 뒤늦게 고객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주요은행의 간판. 사진 출처 일본TV방송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거대 은행들이 신흥세력에 대항해 인터넷을 통한 송금수수료 인하 등에 나섰다"면서 "그동안 높은 수수료 체계 등으로 비판받아 온 메카뱅크는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미쓰비시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3대 은행은 올해 10월부터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인하한다. 이들 은행들이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개인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할 때 지금까지 3만엔 미만은 200엔, 3만엔 이상의 경우 300~400엔의 수수료를 내던 것에서 각각 50엔, 100엔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수수료 인하의 직접적인 계기는 '전국 은행데이터시스템'을 통한 은행간 거래 수수료가 40년 만에 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서로 다른 은행간 송금거래시에는 금액에 따라서 100엔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했지만, 이번에 일률적으로 62엔으로 인하해 은행들이 개인 송금 수수료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특히 주요 은행들이 높은 관리 비용이 들어가는 점포나 ATM기를 통한 거래에서 인터넷뱅킹으로 고객을 유도해 비용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향후 영업점이나 ATM을 통한 송금 등의 거래수수료는 더 인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핀테크의 성장세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다. '페이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의 급속한 확대가 기존 거대 은행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실제 페이페이는 이용자만 4000만명을 넘어섰는 데, 이는 일본에서 제일 규모가 큰 미쓰비시UFJ은행의 개인계좌 4000만개와 대등한 수준이다. 페이페이 등은 이용자간 상호 송금이 무료로 이뤄지고 있어 향후 이용자는 양적 질적으로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주요 은행들은 장기간 이용이 없는 휴면계좌에 대해 수수료를 매기는 조치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예컨대 과거 10년 정도 거래내역이 없는 계좌 가운데 잔액이 1만엔 이하이고, 금융기관에 관련한 문의도 없는 경우에는 계좌 잔액에서 수수료를 떼가는 방식이다. 주요은행 가운데 미쓰비시UFJ은행은 올해 7월부터 1320엔의 수수료를 떼고,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올해 4월부터 1100엔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치바은행과 시즈오카은행, 요코하마은행 등 지방은행도 지난해부터 1320엔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이러한 조치는 초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일본의 은행들이 낮은 수익률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자구책이라는 평가다.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하나인 0%에 근접한 초저금리 정책을 10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시중금리도 0~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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