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노동 플랫폼 경제 | 3.플랫폼, 새로운 질서를 위한 사회적 대화

고단한 플랫폼노동, 사회적 대화로 다양한 해법을

2021-07-06 11:48:42 게재

실제 소득 반영한 사회보장시스템 재설계부터 … 공식화되지 않은 '음지' 플랫폼이 더 큰 문제

내일신문은 두 차례 연재보도에서 플랫폼 노동의 현실과 쟁점을 처우와 법적 지위 등으로 짚어 봤다. 내일신문은 6월 29일 서울 종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플랫폼 현장 노사의 생생한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플랫폼 경제모델의 현실과 해결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좌담회를 열었다. 배규식 경사노위 상임위원이 좌장을 맡았다. 노사를 대표해 이상국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 위원장, IT(정보기술)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 박우범 대표, 전문가로는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했다.

6월 29일 서울 종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플랫폼 현장 노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플랫폼 경제모델의 현실과 해결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좌담회를 열었다. 사진 이의종


배규식 경사노위 상임위원 =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것은 플랫폼 중에서도 '디지털노동 플랫폼', 즉 노동을 중계하는 플랫폼이다. 먼저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이 우리 경제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짚어보자.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우리는 지금 플랫폼 비즈니스가 전면적으로 대두하는 중요한 변화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20세기 중반에는 GM처럼 컨베이어벨트가 지나가는 대공장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얼마 전까지는 '나이키 유형'이 나타났다. 이 모델의 특징은 하청계약을 기본틀로 삼는다는 점이다. 플랫폼 경제는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나이키 모델의 극단적인 형태다. 노동을 중계하는 '우버'나 상품을 중계하는 '아마존' 같은 것이다. 무엇을 중계하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하고 다면시장을 형성하는 모델이다. 이것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박우범 위시켓 대표 = 플랫폼 경제로 전환은 불가피한 메가트렌드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의 정보량이 늘어나면서 많은 분야에서 요구와 기호가 세분화 되고 있다. 과거엔 마트에서 같은 배추를 샀지만 요즘은 '유기농' '최저가' '수확일'을 따진다. 요구와 기호들이 다양해지면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이 세부적인 수요와 기호들을 플랫폼들이 만족시키며 성장하고 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2007~2008년 미국의 제조업 종사자와 유통 종사자 규모가 역전됐다.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때다. 아마존은 전통적인 유통 제조업이 아니라 금융까지 진출해 플랫폼 경제가 확장되는 계기를 만든 선도기업이다. 플랫폼 경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하나의 업종이 아닌 복합적으로 여러 산업에 진출하면서 전 산업에서 플랫폼 경제의 영향을 받게 됐다.
이상국 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 위원장 = 앞으로 노동이든, 노동을 결합한 사회환경이든 이런 것들을 기업에만 맡길 수 없다. 대리운전 논란은 카카오로부터 촉발됐다. 이런 사안들이 굉장한 사회적 관심을 받다보니 이제는 사회적 담론으로 다룰 때가 된 것이다.

배규식 경사노위 상임위원 | "플랫폼 경제모델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규율하기 어렵다. 하지만 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와 산업적 생태계를 함께 살리는 방향으로 이해 당사자들이 해법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 한다"

배규식 = 플랫폼 노동 이슈가 요즘 뜨겁다. 어떤 이유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나.

김종진 = 플랫폼 종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다수는 전통적인 근로계약이 아닌 표준계약, 위탁계약 등을 맺고 개인사업자나 자영업자가 된다. 플랫폼은 확대되는데 여기에 일하는 사람은 근로기준법, 사회보장법 등 사회적 보호 영역의 밖에 있다. 소위 '제도 밖 노동'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까닭에 국가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 같다.

박우범 =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면서 일을 관리하고, 일을 대하는 방법도 변화하고 있다. 사소한 행동도 기록·관리가 되다보니 일의 단위도 점점 작아졌고 외부거래를 통한 거래비용이 낮아지게 됐다. 이것이 플랫폼 노동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회사·업종·사람마다 차이가 나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이상국 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 위원장 | "대리운전 등 기존 업종의 노동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플랫폼 경제 모델이 들어와 오히려 더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돼버렸다. 결국 해법은 사회적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상국 = 이 분야는 들고 나는 사람이 꽤 많다. 그건 '괜찮은 일자리가 아니다'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슈가 되는 이유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사용해왔던 노동력을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장지연 = 중요한 부분은 노동자가 개인사업자화되는 것이다. 기업은 태생적으로 인력운영의 유연성을 추구한다. 훌륭한 인재유치를 위해 돈을 쓰지만 은퇴까지 책임질 생각은 없다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고용의 안정성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노조 할 수 있는 권리' '사회적으로 보호받을 권리'도 사라진다.

배규식 = 플랫폼 경제가 되면서 거래비용을 대폭 감소시켰다. 기업이라는 조직을 만드는 이유가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경제활동을 조율하거나 감시나 통제가 되기 때문에 기업으로 조직화해 직접 고용하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기업으로 조직화돼 이뤄졌던 '근로자로서의 보호'로부터 배제되는 것을 해결해야한다. 산재보험·고용보험 적용여부 등 다양한 문제들이 업종별로 드러나고 있다. 이것 또한 살펴봐야 한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전통적인 하청관계마저 플랫폼 고용관계로 바뀌면서 사용자 책임성이 낮아졌고, 과도한 별점제도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마음건강마저 해치고 있다"

김종진 = 플랫폼 경제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하청 계약관계가 플랫폼 고용관계로 바뀌었다. 이 관계로 기업은 혜택을 받았는데, 노동자는 노동법의 '탈각(버림)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지난 20여년 동안 하청, 파견, 용역화를 하면서 효율성을 추구하고 동시에 책임은 최소화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플랫폼 고용관계화'까지 하려는 것은 문제다.

배규식 = 기존 사업 방식과 비교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자.

김종진 = 오프라인 플랫폼 노동이라는 지역기반은 전통적인 일에 ICT(정보통신기술)가 융합되면서 전환된 형태로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성 논쟁이 있다. 문제는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온라인으로 일하는 노동이다. 기존에도 프리랜서로 일했는데 플랫폼으로 인해 시장진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노동이 됐다. 최근에는 온라인 노동과 오프라인 노동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도 나타난다.

장지연 = 전통적으로 있던 일이지만 기술과 결합하고 확장하면서 그 일이 눈에 들어오게 된 영역들이 있는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비공식노동의 공식화'라는 측면이다. 통계에 잡히고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되는 거다. '평판의 제도화'라는 측면도 있다. 한사람의 상급자보다는, 다수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 축적되면서, 내 경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물론 이것은 장단점이 있어서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박우범 위시켓 대표 | "과거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던 플랫폼 종사자들의 처우가 공식화된 회사의 등장으로 경력 관리, 표준계약서, 안전 거래 등 하나하나 체계를 갖춰가는 중이다"

박우범 = 소프트웨어(SW)는 예전부터 거래비용이 높은 정보 불균형 시장이다. 수주업체들이 경력을 속이거나 중간에서 수수료를 70%까지 가져가는 중개업체들도 있다.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SW회사들은 언제 어떤 일감이 있을지 모르니 상시 인력을 유지하는 게 부담이다. 그래서 프리랜서를 일찍부터 사용했다. 프리랜서들은 소속 기업과 수행기업이 다른 경우가 많아 경력증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시장에 플랫폼 회사는 음지에 있던 문제를 양지로 가져와 해결하고 거래비용을 낮추고 있다. 플랫폼 상에 이력과 리뷰 등을 공개하고 표준계약서를 제공했다. 대금보호 시스템을 통해 빠르고 안전한 거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지연 = 플랫폼이 어떤 일을 하던 경력이 종합적으로 관리되면 제도화 수준이 높아질 것 같다.

박우범 = 오랜 기간 쌓아온 데이터가 그 기업의 경쟁력이다. 그 정보를 다른 기업과 나누게 된다면, 특히 거대 IT(정보기술)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손쉽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부정적이다.

배규식 = 플랫폼하면 디지털 방식으로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키면서도 책임을 덜 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는데 공식화로 인해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측면과 함께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고용이 파편화 되는 현상은 어떤가.

이상국 =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노동자나 산업이 좋아졌는지 생각해보면 잠깐 좋아지다가 말았다. 몸집이 큰 경쟁자가 나타나니까 기존에 갑질을 해왔던 대리운전 업체들이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하고 대규모 투자를 받고 나니까 오히려 그들이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의 방식을 답습했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안전인데 카카오는 서비스 측면에서도 혁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노동자의 처우를 챙기는 태도는 거의 없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시급하게 논의해야 한다.

김종진 = 지난해 플랫폼 설문조사를 할 때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예전보다 감정노동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사용자-노동자 양자관계였다면 지금은 여기에 소비자의 별점(좋아요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았다. 스트레스나 감정노동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배규식 = 별점제는 양면성이 있는 거 같다. 스트레스를 받는 측면도 있지만 고객은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부담이 근로자에게만 돌아가서는 곤란하고 근로자의 건강문제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알고리즘에 의한 보이지 않는 통제도 노동자들의 일감을 잃게 할 수 있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것이 지금 유럽의 판결 추세다"

장지연 = 알고리즘을 통한 감독의 경우, 통제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판례를 보면 '평가제도'의 운영여부와 상관없이 '벌점을 주고 회원자격을 말소할 수 있으면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로 인정되고 플랫폼이 고용주로 역할을 해 온 것'이라고 본다. 거래 당사자들 사이의 참고사항이라면 몰라도, 플랫폼 운영자가 일감을 잃게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플랫폼 경제 시대에는 권력의 원천이 데이터에 있다.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아서 정보가 되는데 그걸 보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데이터를 모두 볼 수 있게 하라거나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변화한 상황 속에서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는 판단이 필요하다.

박우범 = SW시장에 정보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오픈한다. 플랫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잘돼야 플랫폼이 잘 된다는 생각으로 시장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중이다.

배규식 = 오프라인에서 있던 성별 직종분리나 임금격차 문제가 고스란히 플랫폼으로 넘어왔다는 지적도 있다. 권리에 대응하는 방식도 성별 차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다.

김종진 = 돌봄이나 청소 등은 여성이 거의 90%다. 기존 노동시장이 그대로 전이됐기 때문에 여성 다수의 플랫폼 직종은 파트타임 성격이 많다. 이미 플랫폼 노동시장은 단가나 가격설정, 고용시간에서 젠더 불평등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

장지연 = 직종분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임금격차를 초래하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에서 여성이 배제되다 보니 일부 일자리에서 과밀경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임금이 내려가게 되는 상황이 된다.

박우범 = 플랫폼에 일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도 성별도 알 수 없다. 다만 새벽까지 일해야 하는 개발자들은 남성을, 디자인 관련 일은 여성을 선호하는 경우는 있다.

배규식 = 지금부터는 기존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자. 먼저 플랫폼 사업 생태계의 사회적 보호 등 현장에서 느끼는 시급한 정책과제는 무엇인가.

이상국 = 세 가지를 꼽자면 사회안전망, 산업보건 체계, 동료 간 커뮤니티다. 사회안전망 속에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이 포함되는 것이고, 산업보건 체계는 건강권의 문제다. 파편화된 노동은 동료를 만날 기회조차 적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소외되고 있다.

박우범 = 단순히 온라인으로 중개를 하는 서비스를 모두 플랫폼으로 묶어서 본다면 그 논의나 해결도 쉽지 않다. 배달과 SW 시장만 봐도 그 시장의 문제는 전혀 다르다. 플랫폼이라는 키워드로 획일화된 정책이 아닌 시장마다 세분화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양지에 올라온 플랫폼 기업들만 규제와 단속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음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많은 문제들에 선행적으로 주목을 해야 한다. 플랫폼기업은 플랫폼 종사자가 잘 돼야 성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플랫폼 노동자의 삶을 챙기고 더 나아가서는 환경을 챙기려 한다.

배규식 = 중요한 지적이다. 플랫폼 사업 생태계에서 양지로 나와 있는 쪽만 보는데 사실은 음지에 있는 쪽의 문제를 보고 그들을 양지로 끌어 올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김종진 = 거래 관계에서 표준이 필요하다. 정부가 약관에 개입해서 꼭 얼마를 정하는 게 아니라, 기준을 정해주는 계약거래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사회보험 적용의 확대, 보편화도 급선무다. 끝으로 플랫폼 종사자들의 유급 직업훈련이 필요하다. 플랫폼노동자들에게 '내일배움카드'의 할당을 줘서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장지연 = 일자리 유형별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분야도 있지만, 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사회보장이다. 사회보장시스템의 개혁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소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그야말로 '음지'에 있는 사람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실제 소득이 제대로 반영되는 사회보장시스템으로 전면적인 재설계를 고민해야 한다.

배규식 = 다른 나라도 새롭게 제기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법체계나 제도를 정비하기 전이라도 지배적인 사업자가 자율협약을 만들면 시장에서 따를 수 있는 준거가 될 수 있다. 사회적 대화나 협의를 통해서 할 수도 있다.

김종진 = 해외에서 2018년부터 시도되고 있는 것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영향을 미치는 1개 기업과 중심 협약을 맺는 거다. 플랫폼을 규제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전에 1개 기업과 정부,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협약을 맺어서 적정 소득, 안전에 대한 보장, 휴가 등에 대한 협약을 맺는 거다. 덴마크나 이탈리아 사례들이다. 국내에서는 경기도에서 4월에 협약을 맺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례를 만들어 갈 때가 됐다.

배규식 = 대리운전이 등장한지 우리사회에 꽤 오래됐다. 대리운전분야에서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나.

이상국 = 카카오가 2016년 6월에 사업을 하면서 기존의 전화번호 대리운전 업체들과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 대리운전 노동자가 몇 년을 심하게 싸웠다. 심하게 싸워보니 각자가 따로 역할이 있다는 것과 서로의 존재와 영역을 오히려 인식하고 인정하게 됐다. 우리 주체들 스스로가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보자는 게 공통적인 요구사항이 됐다.

장지연 = 자율협약이나 사회적 대화가 불가능한 조건은 힘이 현저하게 불균형한 경우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화를 통해서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있어야 당사자들이 테이블에 나온다. 불확실성을 해소해 서로 득이 되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배규식 = 플랫폼 경제모델은 이미 우리 경제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고 문제가 되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또한 플랫폼 경제모델은 매우 다양하다. 일률적으로 규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율협약이든, 분쟁 조정모델을 활용하든 여러가지 해법이 쏟아질 수 있다. 경사노위는 플랫폼산업위원회를 발족시키면서 사회적 보호와 산업적 생태계를 함께 살리자는 방향을 명시한 바 있다. 두 가지 가치가 공존하는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서 정확한 실태 조사와 분석,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유연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단한 노동 플랫폼 경제" 연재기사]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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