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식재산권(IP) 전략의 그늘
목적 '신기술 보호' 활용은 정부지원사업 가점
이노비즈정책연구원 조사, 85.7%가 IP 보유
"IP 지분투자금융 도입해 IP 활용도 높여야"
이노비즈정책연구원은 13일 '중소기업 IP 활용 실태조사' 결과를 담은 정책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는 지난 4월 진행됐고, 기술혁신형중소기업(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600개 기업이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5.7%가 IP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IP 보유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보유한 IP는 국내 '특허권'이 평균 9.02건(출원 1.46건, 등록 7.57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들의 해외 IP 보유는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은 평균 0.78건(출원 0.24건, 등록 0.54건)에 그쳤다. 중소기업 특허 영역이 국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술수준은 어떨까. 중소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100%) 대비 평균 64.5% 정도로 나타났다. 보유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가진 경쟁기업의 '80~100% 미만'이라는 응답이 36.0%로 가장 많았다. 32.7%는 60~80% 미만의 기술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응답은 2.2%에 불과했다.
국내 최고 기술과 비교하면 평균 77.3% 기술수준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 51.3%는 국내 최고 수준 기업과 비교하면 '80~100% 미만'으로 응답했다. 자사의 기술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5.0%였다.
IP 보유 목적(중복 응답을 점수로 환산)은 신기술 보호(분쟁, 침해 등)가 76.7점으로 가장 높았다. 자사 기술력의 대외 위상 강화(74.8점), 정부지원사업 가점(71.0점), 기술금융 등 자금 조달 시 활용(64.2점), 라이선스 계약 등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62.3점) 순이었다.
중소기업들은 IP를 보유 목적대로 활용했을까.
지난 3년간(2018~2020년) IP를 실제 활용한 경험은 목적과 달랐다. 정부지원사업 가점이 50.4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자사 기술력의 대외 위상 강화(50.1점), 기술금융 등 자금 조달 시 활용(44.0점), 라이선스 계약 등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36.5점) 신기술 보호(34.2점)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IP 보유한 목적과 실제 활용은 크게 달랐던 것을 알 수 있다. IP 보유 목적이 정부 지원이나 자금대출 수단으로 변질된 셈이다.
지난 3년간 IP 출원, 심사, 유지에 지출한 평균 비용은 1000만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2018년(1036만220원)보다 2020년(997만2228원) 약간 줄었다.
정책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 IP 전략이 기술보호나 위상 강화 등 본래 목적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IP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IP 지분투자금융정책 도입'을 제안했다
IP 지분투자는 기존 담보대출 형태가 아닌 IP 소유권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을 의미한다. IP를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해질 경우 기업들은 더 많은 자금조달을 위해 우수한 IP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논리다.
정책연구원은 "IP 지분투자를 도입하려면 명확한 가치평가 기준과 간소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가치평가 과정에서 우려되는 높은 비용과 기술유출 문제 등을 해소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