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도전 대구시 '권영진호' 흔들린다
재선 현직시장 후보 선호도 바닥
백신파동 치명타, 조직장악 실패
여·야·여론주도층 소통창구 막혀
재선 임기 1년여를 앞둔 권영진 대구시장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재선의 현직 시장이지만 인기가 바닥 수준이다. 권 시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는데도 차기 대구시장 자리가 무주공산이나 된듯 출마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쪽을 제외하고 야당인 국민의힘 쪽에서만 20여명이 출마자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지역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권 시장에게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차기 시장 후보 선호도가 20% 선에도 못미쳤다. 이 때문에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너무 빨리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달 30일 민선 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대구시 신청사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등 3대 숙원사업을 모두 해결했고 물산업, 의료산업, 로봇산업 등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또 코로나19 극복, 달빛고속철도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등의 성과도 자랑했다. 그러나 이는 권 시장에게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3주년 기자회견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민심은 싸늘했다.
매일신문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여론조사업체인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대구시와 경북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대구시장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권 시장은 10%대 중반에 그쳤다. 2위와 0.2%p 차이에 불과했다.
권영진 시장의 업무수행 평가도 최악이었다. '잘하고 있다'가 22.2%인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60%였다. 매일신문의 여론조사는 유무선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p로 응답률은 4.0%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 참조)
권 시장의 지지도 급락은 화이자백신 도입 관련 설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5월 31일 백신접종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등과 화이자 백신의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한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화이자 본사와 정부가 "사실무근이고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밝히자 권영진 시장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시민들은 "전국민의 조롱거리가 됐다"며 청와대에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권 시장이 8일만에 공식사과를 하면서 백신파동은 일단락됐으나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권 시장 측근의 정무기능 공백도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권 시장은 지난해 7월 1일 문재인정부와 창구역할을 하고 대여권 정무기능 강화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인 홍의락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이른바 정치와 정당을 떠난 협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대외협력특보와 경제보좌관도 영입했다. 지난해 민원보좌관의 '골프사건'으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보좌진이 물러난 후 국회 보좌관 출신을 영입하고 정무특보도 보강했다. 그러나 10명에 달하는 정무보좌진의 콘트롤타워가 없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의 고위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최근 1년동안 정무보좌진 전체 회의를 한번도 개최한 적 없고 경제부시장 소관의 별관과 본관이 이원화돼 따로 돌아가는 분위기"라며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무직을 총괄할 정무실장을 영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여명에 달하는 정무보좌진을 두면서도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과 지역의 여론주도층 등과의 거리감은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며 "시장 주변에 대구지역 정서와 인맥을 꿰차는 인사가 없고 시장도 설화와 돌출 행동을 반복하는데다 시청 내부인사와 출자출연기관 인사에 대한 실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정난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한 측근인사는 "정무보좌진이 시장을 위한 보좌보다 자신의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경제부시장 정무특보 대외협력특보 비서실장 등이 지향점이 다른데다 각자 자기정치를 하고 있어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