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주범 김재현에 징역 25년 선고
재판부 "신의성실·윤리 모조리 무시한 범죄"
검찰 무기징역 구형 … 벌금 추징은 800억원대 불과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익히 알려진 다중사기사건과 관련해서는 4조원대 '조희팔 사건' 공범 강태응이 22년, IDS 사건 김성훈이 징역 15년을 확정판결 받은 바 있다. 법원이 여타 다중사기사건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지만 유사 범죄를 막거나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751억75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 벌금 4조578억원, 추징금 1조4329억원을 구형했지만 법원의 선고는 미미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을 받아온 옵티머스 2대 주주인 대부업자 이 모씨에게는 징역 8년, 벌금 3억원, 추징금 51억7500만원,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에게는 각각 징역 8년,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또 다른 공범 송 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 유 모씨에게는 징역 7년, 벌금 3억원이 선고됐다.
김 대표 등은 2018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1조3526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들여 부동산개발사업 투자, 부실채권 인수, 상장회사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공기관 등에 대한 매출채권은 원칙적으로 타인에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 대표가 이익액을 제외하고 2017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조3194억원 상당의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이들 일당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투자제안서대로 운용된 펀드 및 범행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펀드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김씨 등의 범행에 대해 재판부는 "금융투자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성실의무 및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 사기 및 자본시장 교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5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했고,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믿고 투자한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충격을 줬다"며 "금융시장에서의 신뢰성 투명성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게다가 위 피해금이 얼마나 회수될 수 있을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그 피해를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질타했다.
주범인 김 대표에 대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투자제안서의 내용과 다른 펀드를 개설해 이 사건을 야기했다"며 "펀드자금이 개인 계좌를 수시로 오가게 하고 집행이 투명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는 수표로 인출하는 등 실제 펀드 투자금의 투입처 내지 사용처 파악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비록 펀드 환매를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펀드 투자금을 개인적인 선물투자 등에 투입해 50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씨와 윤 변호사에 대해서는 "피해회복에 노력하고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이씨와 윤 변호사 등은 피해를 입은 금융권 등에게 피해변제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씨 등과 달리 주범인 김 대표는 물론 가족들도 피해회복에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1심 재판부가 25년을 선고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피고인들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항소제기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