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으로 갈리는 민주당 대선경선

2021-07-27 11:25:47 게재

영남, 이재명·추미애·김두관

호남, 이낙연·정세균·박용진

"20년 전 과거선거 매몰"

민주당 대선 본경선이 예비경선 과정의 '이재명·반이재명' 구도에서 영·호남 지역주의 중심으로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 공교롭게 영남 출신인 '이재명·추미애·김두관'과 호남 출신인 '이낙연·정세균·박용진' 등 6명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영호남을 태생으로 한 것과 무관치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세대중심으로 재편되는 시류를 읽지 못하고 지역에 의존한 과거선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인다.

'영남역차별' '백제' 발언에서 촉발된 지역주의 갈등은 연일 진행 중이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은연중에 지역주의에 기초한 선거전략을 평소에 갖고 계신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역적·전국적 확장력은 저에게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의 출신이) 특정 지역이니까 (확장이) 힘들다는 논리를 분명히 했다. 이것은 인터뷰를 읽은 분들의 공통된 견해다. 표현을 잘못 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듣고 판단하라"며 직접 발언한 녹음파일을 올렸다.

민주당의 우려와 경고도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은 26일 각 캠프 총괄본부장과 연석회의를 갖고 "적통, 박정희 찬양, 노무현 탄핵, 지역주의 등 논란은 그 경위가 어떻든지 상호공방 자체만으로 매우 퇴행적이고 자해적"이라고 양 캠프를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팀 정신으로 해나가자"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망국적인 영호남 대결구도가 지역주의를 불렀다는 시각이다. 5.16군사정변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은 호남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남 출신이 압승했다. 영남은 호남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아 호남 몰표가 이뤄져도 영남 40%를 받는 쪽이 더 표를 많이 받는 구도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영남 40% △호남 몰표 △중원(수도권·충청)에서 승부를 보는 민주당 필승전략으로 굳어져 왔다. 김 전 대통령도 DJP(김대중·김종필)연대로 충청표와 뭉치고 '이회창·이인제' 표 분산을 통해서야 대통령 꿈을 이뤘다. 이번 대선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충청표를 잠식할 것도 감안해야 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세대가 핵심이고 지역은 비중이 약화돼 변수 요인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20년 전 프레임에 따른 전형적 과거선거는 민주당에 유리할 게 없다"면서도 "확장성에 대한 숙제가 민주당에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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