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사퇴 '배수진'

2021-08-02 11:36:27 게재

"임기 다 못해 도민께 죄송"

사퇴 놓고 이재명과 공방도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선을 7개월, 임기 만료를 11개월 앞두고 지사직을 사퇴했다. 배수진을 친 셈이다.
강정마을 주민들 만나는 원희룡│원희룡 제주지사가 1일 서귀포시 강정동 커뮤니티센터에서 강정마을 주민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원 지사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하게 되어서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 모든 걸 쏟아 부어야겠다는 저의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사퇴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있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져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에 지금 나서고자 한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원 지사는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엄마.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던 내 가슴 속 제주. 오늘 처음으로 불러본다"며 "감귤농장에서 손수레를 끌던 아이가 어느새 세월이 흘렀다. 대학입학 때가 생각난다.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가던 그 때. 힘들고 지칠 때 돌아보면 항상 그곳에 제주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1982년 학력고사 전국수석을 차지한 원 지사는 당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고향 제주를 떠났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원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한 것을 겨냥해 "공직을 책임이 아닌 누리는 권세로 생각하거나, 대선 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공격했다.

원 지사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전 (이 지사는) 코로나 방역 위반자 몇 명 적발한다고 심야에 수십명 공직자와 언론을 동원했다"며 "그것은 코로나 방역이라는 도지사 역할인가. 아니면 이낙연 후보에게 쫓기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선거운동인가"라고 반박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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