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반대에도 '초고층 복합청사' 강행
상업시설 용도변경 불허에 미추홀구 사업자선정 강행
시민사회는 주민감사 청구
인천 미추홀구가 인천시와 시민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고층 복합청사(조감도) 건립을 강행하기로 했다. 제2종주거용지인 현 청사 부지를 인천시가 상업시설로 용도변경 해줘야 가능한 일인데, 미추홀구는 청사 건립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내일신문 월 17일자 6면 참조>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2일 "주민들과 직원들이 30개월을 준비한 것을 인천시 과장 전결로 부결시켰다"며 "주민들의 세금이 들지 않는 대한민국 최초의 방식으로 청사를 짓겠다는데 도와주지는 못하고 (방해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미추홀구는 앞서 지난달 30일 신청사 건립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이 참여한 '교보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미추홀구는 현재 구청 부지 4만3000㎡에 구청사와 청소년수련관 공용주차장 주민복합시설 주상복합단지 등 행정·교육·문화·주거 복합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세웠다. 민간이 구청 부지 일부에 최대 49층 높이의 주상복합단지를 짓고, 그 개발수익 일부로 청사와 주민복합시설을 조성해 구에 소유권을 무상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미추홀구는 내년쯤 행정안전부 투자심사를 통과하면 최종사업자를 선정한 뒤 2023년 착공, 2028년 12월 새 청사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추홀구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인천시는 공문을 통해 미추홀구가 요청한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청사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부결했다고 통보했다. 인천시는 공문을 통해 "시내에 수요 대비 과다하게 지정돼 있는 상업용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신규 상업용지 지정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며 "미추홀구청 부지를 주거용지에서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것은 인천시 정책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미추홀구청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것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고층 공동주택 건설의 사업성만 고려해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하려는 사항으로 판단되므로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도 나섰다. 인천시민단체연대회의는 1일 성명을 내고 "인천시는 미추홀구의 내로남불식 억지 행정에 대해 즉각 감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선 미추홀구가 용도변경 여부도 모르면서 사업자 공모에 나선 것이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봤다. 미추홀구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공모지침서에 '당 사업지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이 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사업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에도, 민간사업자는 미추홀구에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시민사회가 더욱 우려하는 부분은 형평성이다. 이들은 "미추홀구청사 옆의 모든 재개발 구역에서도 49층으로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을 상향해 달라고 하면 해줄거냐"며 "어떤 핑계를 대든 구는 되고 주민들이 주도하는 재개발은 안된다면 내로남불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조권 문제도 꺼내들었다. 이들은 "미추홀구 계획대로라면 주상복합 건물 주변 저층주거지에 대한 일조권 침해가 불가피하다"며 "결국 일조권 제한을 받지 않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공공이 일조권을 무시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시민단체연대회의는 미추홀구 신청사 건립계획이 도시계획시설 설치기준도 위배했고, 공공자산의 손실로 인한 배임 가능성도 있다며 인천시에 주민감사청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