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플라스틱이 가방·옷으로 '새활용'

2021-08-10 13:04:22 게재

온실가스 줄이고 가치소비지향 MZ세대 잡고 … 소비자참여 친환경캠페인도

'폐플라스틱 변신도 무죄'

유통업계에 폐플라스틱을 옷이나 지갑 등으로 탈바꿈시키는 새활용(업사이클링)이 확산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생산 감소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미 사용한 플라스틱을 고품질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새활용'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 '그린경영'을 실천하려는 유통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새활용에 열심인 이유다.

실제 플라스틱 새활용은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익이다.

미국 환경 컨설팅 기업 ERG연구에 따르면 페트(PET) 소재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할 때 새로 생산할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67%까지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사용된 음료 페트병과 일회용 배달용기 등 플라스틱 분리배출비율은 높지만 새활용되는 양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 중 실질적으로 재활용되는 수치는 23%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잡기위해서라도 폐플라스틱 새활용은 유행이자 문화가 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원순환에 대한 소비자 인식 확대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문화 조성에 힘을 보태기 위해 폐플라스틱 새활용 같은 친환경행보에 속도를 낼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코카-콜라사는 음료 페트병이 올바르게 배출돼 유용한 자원으로 되돌아오는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원더플 캠페인' 시즌2를 벌이고 있다. '원더플 캠페인' 시즌2는 3회에 걸쳐 회차별 1400명씩 총 4200명의 소비자와 함께 고품질 자원으로 가치가 높은 음료 페트병 자원순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료 페트병은 고품질 자원으로 가공되기 쉬운 대표적인 소재다.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인 페트(PET) 단일소재로 만들어져 오염도가 낮은데다 가볍고 튼튼해 의류나 육아용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재생산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코카-콜라 앱 '코-크 플레이' 또는 SSG닷컴 배너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로 선정되면 집으로 제로웨이스트 박스가 배송되고 사용한 음료 페트병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한 뒤 박스에 기재된 QR코드로 회수신청을 하면 된다. 수거된 음료 페트병은 재활용 과정을 거쳐 한번 사용된 음료 페트병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은 보랭백 '코카-콜라 알비백(I'll be bag 오른쪽 사진 )'으로 참가자들에게 재전달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진행된 원더플 캠페인 시즌1은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일회용 배달용기와 음료 페트병 등 플라스틱 11.3톤을 수거했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은 라벨제거기나 캠핑박스 등으로 만들어 참가자에게 돌려줬다.

3000명의 소비자가 참여한 시즌 1 제로웨이스트 박스 수거율은 77.6%에 달했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 역시 친환경에 관심이 높다는 방증인 셈이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재활용 캠페인을 통해 수거한 폐페트병을 새활용한 친환경 가방을 내놨다. 현대H몰 모바일앱 내 라이브 커머스 코너인 쇼핑라이브에서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니트 플리츠백(왼쪽 사진)을 판매했다.

현대홈쇼핑은 5월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투명 음료 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수도권 지역 내 아파트 단지 10여 곳에 '투명 폐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약 4만개의 음료 페트병을 수거했다. 수거한 폐페트병은 세척과 분쇄, 원사 생산 등 공정을 거쳐 2000개의 친환경 플리츠백 가방으로 재탄생했다.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로 만든 '컴백' 친환가방을 선보였다. 친환경 가방은 자원순환 연중 캠페인 '러브 포 플래닛'을 통해 수거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새활용해 만들었다. 가방 몸체는 물론 손잡이까지 모두 단일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작돼 분리배출하면 재활용까지 가능하다.

아웃도어업계도 폐플라스틱 새활용에 열심이다.

노스페이스는 제주도에서 수거한 페트병 100톤을 새활용해 제작한 의류 신발 등 '노스페이스 K에코 삼다수 컬렉션' 16종을 선보였다.

블랙야크도 국내에서 사용된 음료 페트병으로 만든 의류(가운데 사진)를 내놨다. 음료 페트병으로 티셔츠 재킷 팬츠 등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500ml 음료 페트병을 15개에서 30개 이상 사용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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