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재정 늘고 자율성 커진다
2021년 지방재정전략회의 개최
재난대응 예산 '재전용'도 허용
재정 절실한 곳 교부세 더 배정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도입된 지방소비세가 4.3%p 인상되고, 낙후지역 인프라 개선을 위한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이 신설된다. 기초자치단체의 기초연금 등에 대한 지방비 부담액도 2000억원 정도 줄어든다. 이렇게 하면 지방재정이 매년 5조원 이상 확충되는 효과가 있다. 지자체들이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한 재정압박 상황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는 성과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해철 장관 주재로 '2021년 지방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지방재정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연간 5조원 이상 지방재정 확충 = 이날 행안부가 발표한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향에 따르면 우선 정부는 국고보조사업의 기능이양으로 지방이 부담해야 할 재정 2조3000억원과 지방교부세 자연감소분 8000억원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또 추가로 1조원을 더 확충해 지방에 넘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총 4.3%p 인상한다.
지방소비세 인상은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우선 내년에 2.7%p, 내후년에 1.6%p를 각각 인상한다. 이 경우 현재 21%인 지방소비세가 2023년에는 25.3%로 인상된다. 이로 인한 지방재정 순증 규모는 1조원이다. 지방소비세는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한 세금으로 2010년 신설됐다.
지자체 간 분배 문제도 논의됐다. 확충된 지방소비세는 국고보조사업의 지역별 기능이양 규모에 따라 해당 금액을 먼저 보전한다. 그리고 남은 금액은 시·도별 소비지수(민간최종소비지출)와 가중치(수도권:광역시:광역도 = 1:2:3)에 따라 분배한다. 광역과 기초의 배분 비율은 6대 4다. 기초자치단체 사이에는 인구·재정력지수 등을 고려해 세부 배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지역소멸대응기금 1조원은 지자체들이 합동으로 운영하는 기금이다. 의사결정을 위한 기금운용심의회에 행안부·기재부와 지자체 협의체도 함께 참여한다. 이곳에서 인구 면적 지역소멸도 재정력 등을 고려한 배분 기준을 마련한다. 현재는 광역과 기초의 배분비율만 정해졌는데 25대 75다. 가장 중요한 배분 기준은 낙후지역에 예산이 집중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되는 기초연금 등의 보조율을 올려 기초단체 부담을 2000억원 정도 낮춘다.
행안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등 6개 관계 법률이 9월 중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예타면제사업 투자심사도 면제 =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예산의 확충뿐만 아니라 편성·집행 등 세출 측면에서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2단계 재정분권으로 늘어난 재원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행안부가 이날 내놓은 대책은 모두 12가지다.
우선 신속한 재난대응을 위해 예산기준을 완화한다. 지자체가 코로나19 등 위급한 재난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재난대응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예산의 재전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주거복지를 위한 지방 공사채 발행한도도 확대한다. 지자체 개발공사가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하는 경우에 한해 공사채 발행한도를 늘려주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는 광역 개발공사는 순자산의 300%, 기초 도시공사는 200% 내에서 공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광역 개발공사는 350%, 기초 도시공사는 230%까지 공사채 발행을 허용하도록 했다. 최근 주택공급에 대한 수요가 높고, 주택개발사업의 경우 토지보상 등 초기 자금소요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
행안부는 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의 경우 행안부 지방재정 투자심사도 함께 면제해 주기로 했다. 지방의회경비의 총액 한도도 개선하기로 했는데, 4년 주기로 한도를 변경해오던 것을 매년 변경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이는 경기도의회 등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 밖에도 이월예산 집행잔액을 그해에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일반용역의 적격심사 기준을 지자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또 지방연구원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지방공기업 출자한도는 상향하기로 했다.
◆뜨거운 감자, 보통교부세도 손본다 = 올해 기준 59조원에 달하는 지방의 핵심 자주재원 '교부세'에 대한 혁신방안도 발표했다. 기준은 지역간 재정격차를 완화하는데 맞췄다. 내년부터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낙후지역 등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주민 증가, 재난 피해지역 등에 대해서는 재정수요를 더 많이 반영하기로 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이번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안에 대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자체, 국회, 관계부처 모두가 합심해 어렵게 이끌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 장관은 "지자체들이 동의할 수 있는 세부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며 "내년 예산을 안정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9월 중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