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신고요건 충족한 코인거래소 한곳도 없어

2021-08-17 11:56:26 게재

25개 사업자 컨설팅

"준비 전반적으로 미흡"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기준을 통과한 업체가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컨설팅 시점으로 볼 때 신고수리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업자는 없었다"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이행 준비상황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코인거래소 25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받아 운영 중인 4개 거래소마저 은행이 평가를 다시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신고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은행들은 '가상자산사업자 자금세탁위험 평가방안' 연구용역을 반영해 법률상 필수요건과 고유위험(상품·서비스 위험 등), 통제위험(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등)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코인거래소들은 내달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신고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은행의 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발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원화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지만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개설 받지 못한 사업자는 영업행위를 변경해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과 금전의 교환 행위가 없는 코인마켓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의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자체 내규는 갖추고 있지만 아직 자금세탁방지 전담인력이 없거나 부족하다"며 "또한 자금세탁 의심거래를 추출·분석하고 이를 FIU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거래에 내재된 자금세탁위험을 식별·분석해 위험도에 따라 관리수준을 차등화 하는 체계도 미흡해 자금세탁범죄 등 위법행위 탐지능력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컨설팅 결과 드러난 신고 준비 미비점을 신고 접수시까지 보완해달라고 거래소 사업자에게 평가 및 보완 필요사항을 전달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시스템 뿐만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체계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는 "기본적인 전산시스템은 구축 중이나, 가상자산 거래의 안정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내부통제 수준 등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질서의 공정성, 고객자산의 안전성, 시스템 안정성 등이 확보되지 않고 있어 자산거래시장으로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시장의 경우 거래소와 예탁원을 통한 시장감시와 증권사 등으로 기능이 분화돼 있는 반면 가상자산사업자는 이러한 기능을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점은 추후 가상자산 제도화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계획"이라며 "제도개선 전이라도 사업자들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검·경 등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엄정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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