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과 함께 찾아 온 핫 IPO | ①역대급 활황

새내기주 공모가 대비 수익률 80% 육박

2021-08-18 11:37:11 게재

시초가 11.7%보다 높아 … 상장 1년 후에도 주가 상승률 71%

공모액 전년대비 3배 증가 … 기업당 평균 공모규모 4.3배 증가

상장 초반 광풍에서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 … 옥석가리기 심화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역대급 활황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이 8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초가 대비 평균 수익률 11.7%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이다. 상장 후 1년이 지난 82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도 71%에 달했다.


◆우량 IPO 기업 수익률 꾸준히 상승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일까지 신규상장 기업 총 공모금액은 14조3594억원으로 전년 전체기간 금액보다 3배나 증가했다. 기업별 평균 공모 규모도 1915억원으로 전년대비 4.3배 늘었다. 하반기 IPO 예정기업들을 감안한다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새내기주 수익률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장일 기준 공모가 대비 주가 평균 상승률은 지난 2017년 31.8%에서 올해 75.8%로 증가했다.

주가 상승 종목수 비중도 매년 늘었다. 2017년 73.2%에서 올해는 86.4%로 증가했다. 2017~2019년사이 30% 내외였던 평균 시가수익률은 2020년 50%를 상회했고 올해 1분기에는 75%를 넘어섰다.

최근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새내기주들의 수익률은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1년 8월 17일까지 신규상장을 완료한 기업 124개사(스팩, 리츠 제외)의 17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 또한 67.97%에 달했다.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 소식에 원화가치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코스닥은 3%대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익률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SK바이오팜과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 코스피 우량 IPO 기업들의 수익률은 상장 이후에도 꾸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가 상장 후 공모주들의 주가 패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53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79.0%를 기록했다. 시초가 대비로는 11.71%였다. 직전 6개년도 상장된 IPO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연말까지 보유할 시 모두 (+)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절대적인 수익률도 평균 24.7%에 달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직후 5영업일 동안 주가 수익률이 가장 양호했다"며 "반면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였던 구간은 상장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5영업일간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30.0%였지만, 12영업일 후에는 26.7%로 다소 떨어졌다. 상장 한 달 즈음이 되는 19영업일과 26영업일에는 각각 23.6%와 23.7%였다. 이는 한 달이 넘은 33영업일(24.1%)과 40영업일(25.1%)보다도 낮았다. 올해에도 5영업일 시점 수익률은 63.96%로 가장 높았다.

◆따상보다 지속적인 상승세 =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초반 투자 광풍에서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신규 상장기업들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은 물론 그 이후 거래일에도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반 투자 광풍의 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공모주 투자의 흐름이 단기 시세 차익에서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일 시초가 대비 20% 넘게 하락하기도 했지만 17일 기준 98.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현재 2차 전지 부품 대장주로 자리매김하며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2차 전지 핵심 부품인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상장 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7일 종가기준 12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은행과는 다른 금융 플랫폼 특성이 주목 받으며 연이은 상승세를 타며 실적을 발표한 17일 하루에만 14.1%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신규 상장 기업들의 업황과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에 따라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주식시장에 새로 입성한 딥노이드와 한컴라이프케어의 주가는 나란히 시초가 대비 급락했다. 딥노이드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첫날 공모가(4만2000원)보다 약 70% 높은 7만2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한컴라이프케어는 공모가(1만3700원)보다 17.15% 높은 1만605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1만2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를 6.6% 밑돌게 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신규 상장한 기업들은 대부분 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공모가를 확정 짓느냐가 중요하고, 전방산업의 성장 모멘텀과 업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은 "하반기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기업의 경우 조금 더 공격적인 기업가치 평가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보다 보수적인 기업가치 평가를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다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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