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과 함께 찾아 온 핫 IPO | ②청약률과 수익률

청약경쟁률 높을수록 상장 후 수익률도 높아

2021-08-19 13:17:11 게재

의무보유 확약 비중 높은 기업 성장성 주목

국내·외 기관간 통일된 배정기준 원칙 필요

금융투자업계가 최근 몇년간 신규상장 기업들의 주가 패턴을 분석한 결과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록 상장 후 수익률도 높았다.

올해는 특히 상위권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들의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높아 유통물량 비중이 낮은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률이 낮은데도 배정은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상장 후 매도물량을 쏟아내는 등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국내외 기관투자자간 통일된 공모주 배정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형 IPO 개인청약률 4.3배 증가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은 급격히 증가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데 팬데믹 이후 유동성 장세속에서 주식시장 상승장이 장기간 지속되자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대거 나섰기 때문이다.

IPO 청약 경쟁률은 2015년 평균330대 1에서 2021년 1355대 1까지 상승했고, 고객 예탁금 규모는 65~70조원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개인들의 공모주 투자 관심도 높아져 IPO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청약일 기준 직전 10 영업일 간의 시장수익률이 2.5% 이상인 IPO의 비중은 2011~2019년 18%에서 2020~2021년 56%로 38%p 높았다. 지난해와 올해 IPO 시장에서 시장수익률이 높아질 때 개인청약률도 높아졌다. 2011~2019년까지 이전 IPO 시장에서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IPO 공모주의 개인청약률은 2020~2021년 771대 1이었는데, 이는 2011~2019년과 대비해 약 4.3배 상승했다.

2011~2019년과 2020~2021년 모두 개인청약률이 높을수록 공모주 수익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9년 상장일 기준 공모주 수익률은 개인청약률이 200대 1 이하에서 9.6%이었지만 200~800대 1에서 31.2%, 800대 1을 초과한 경우 58.9%로 높았다. 2020~2021년 분석기간 공모주 수익률은 개인청약률에 따라 보다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기간 상장일의 공모주 수익률은 개인청약률이 800대 1을 초과한 경우 86.7%로 2011~2019년 58.9% 보다 높았고 개인청약률이 200대 1 이하에서는 3.8%로 나와 9.6%를 보인 2011~2019년보다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청약률은 개인투자자들의 실수요뿐 아니라 IPO 공모주의 시장가격 또는 수익률과 관련한 정보"라며 "개인청약률이 IPO 공모주의 시장가격과 관련이 높은 이유는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IPO 공모주를 매수하는 주체일 뿐 아니라, 상장주식수 대비 매수하는 비율도 대체로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록 공모가 대비 시초가는 높게 나타났다.하나금융투자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IPO 종목들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록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청약 경쟁률이 2500대 1 이상을 기록한 종목들은 상장일 평균 공모가의 100%에 거래를 시작했다. 1500∼200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기업들은 공모가의 84.07대 11000∼1500대 1의 경쟁률 기업은 74.50%를 보였다.

◆유통물량 낮은 기업 수익률 '우수' = 주식 유통물량 비중이 낮은 공모주들이 상장 직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유통 물량 가능 물량 비중이 0~30% 이내 였던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우수하게 나타났다. 주식 유통물량이 적은 이유는 기관 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의무보유 확약은 공모주를 배정받는 기관 투자자가 일정 기간(15일·1개월·3개월·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약속으로 공모주 투자에서 주요한 지표로 사용되었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주가 흐름이 좋을 것이라 예상하고, 일정 기간 투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수한 기관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미확약 비율이 높다면 그만큼 리스크를 감수할 투자자들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 전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제출하는 증권신고서부터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기간 수요예측 결과를 유형별로 분류해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관련 서식을 개정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사항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함이다.

◆외국인과 형평성 논란 = 문제는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이다. 공모주 상장 이후 주가 급락 원인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낮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상장 첫날부터 미확약 외국인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꺾이는 사례가 많았다. 공모주 시장이 외국인 놀이터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의무보유 확약율이 낮은데도 배정은 상대적으로 많이 받아 국내외 기관투자자 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의무확약' 비율이 국내 기관투자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신청 수량 대비 실제 공모주를 배정받는 비율은 국내 기관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지금은 법규상 명확한 규정이 없어 수요예측 때 기관이 써낸 가격과 자금 규모, 투자 성향과 의무보유확약 내용 등을 살펴 주관사가 자율적으로 공모주 물량을 배정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기관간 배정비율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외 기관간 형평성 시비를 없애려면 통일된 배정 기준이나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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