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가짜 수험생' 사실로 드러나

2021-09-02 12:36:07 게재

9월 모평 재수생 결시율 급등

수학 어렵고, 국어는 평이

정부가 고3학생과 함께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응시자에게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기회를 주자 제기됐던 '허수 지원자' 논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또 9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학은 어렵게, 국어는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9월 모의평가 치르는 수험생들│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2022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1일 주요 대입학원들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9월 모의평가의 외부생 결시율이 지난해에 비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종로학원의 경우 243명이 신청했는데 102명(42%)이 오지 않았다. 이는 6월 모의평가 결시율(27%)보다 높았다. 서울 강남의 또 다른 대형학원의 경우도 외부생 결시율이 68%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도 주요 대입학원 외부생 결시율은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지난해 9월 모의평가 결시율(20%)의 2∼3배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지방에서도 확인됐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83개 시험장(고교 71곳, 학원 8곳, 교육지원청 4곳)에서 치른 모의평가에 1만2415명(재학생 1만931명, 졸업생 1584명)이 응시원서를 냈다. 이날 청주 등 4개 교육지원청에서 시험을 치르기로 했던 고교 졸업생 155명 가운데 32.5%인 50명이 결시했다. 또 31명의 졸업생이 시험을 보기로 했던 청주의 B고등학교에서도 11명이 시험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졸업생 결시율이 높아진 건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기회를 얻기 위한 '허수 지원자' 탓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2022학년도 수능 응시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로 결정하면서, 고3 외 수험생은 9월 모의평가 지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의평가 원서접수 당시 이례적으로 졸업생 응시자가 늘어나자 교육계에서는 허수 논란과 함께 결시율이 높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번 모의평가에는 총 51만8677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고3은 40만9062명, 졸업생 등은 10만9615명이었다. 졸업생 등은 전년 대비 3만1555명(40.4%)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허수 지원자가 실제 시험장을 찾은 경우다. 시험에 응시한 인원이 많을수록 상대평가로 성적이 부여되는 영역들의 성적 산정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이번 모의평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9월 모평 지원자 중 시험에 응시한 인원과 결시율은 채점 결과 발표 시 공개된다"고 밝혔다.

한편,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국어는 쉽게, 수학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공통과목 독서 파트의 경우 대체로 지문의 길이가 짧았고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출제됐다. 메타버스 관련 지문이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상위권인 1·2등급 구간 학생들에게는 다소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의 경우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수능 수학 영역 출제범위와 같은 범위로 치르는 첫 번째 모의고사인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이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공통과목에서는 미적분 문항과 수열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출제됐다. 선택과목의 경우는 미적분과 기하가 6월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고 6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EBS 수능교재와의 직접 연계가 없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장세풍 기자 · 연합뉴스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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