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시 중요성·정확성 요구 확대
투자자 보호 위해 허위공시 제재 강화 … 전문 인력확보·체계화된 공시체계 구축
전세계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공시 정확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가 기업 정보를 얻는 통로인 기업공시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업정보의 적시 공시 및 정확성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성실공시 제재 방안도 강화되고 있다. 해외 주요 거래소의 경우 공시위반 개선 요구 및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과 함께 대상이나 방법 등에 각기 다른 제재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공시규정을 위반한 경우 금융산업규제기구인 FINRA의 감독 및 징계를 받는다. 잘못된 공시에 대한 정정요구 및 벌금을 부과하고 허위공시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처벌 또한 가능하다. 또 공시담당자는 벌금과 같은 금전적 제재조치 뿐 아니라 업계 퇴출 등의 인적 제재조치도 받을 수 있다.
홍콩증권거래소(HKEx)는 공시가 지체되거나 불이행하는 경우 매매거래 정지 및 벌금과 같은 제재를 가한다. 기업 정보에 대한 공시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기업과 이사들에 대해 최고 800만홍콩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는 공시규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 및 개선보고서 제출, 벌금 부과 등 기업에 제재조치를 취한다. 적시 공시의무를 위반한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고, 경과 및 개선조치를 기재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장폐지도 가능하다. 또 상장기업이 적시공시 의무를 위반하면 '상장계약위약금'제도에 따라 1000만엔을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호주증권거래소(ASX)의 공시규정을 위반한 기업과 관련 임원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공시위반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ASX의 상장규정과 기업법에서 공시위반에 대한 제재 조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기업에게 형사범죄 및 민사 제재벌(civil penalty) 조항을 통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고 이와 관련된 임원에도 최고 20만호주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공시규정을 위반한 상장기업에 대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정도에 따라 벌점이나 공시위반 제재금을 부과하고 있다. 과거 1년 이내의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일 때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지정 후 1년 이내 벌점 누계가 15점 이상이 되거나 중과실 등으로 공시의무를 위반하여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실시한다. 벌점 외에도 부과된 벌점이 8점 이상인 경우와 공시의무 위반행위의 상습성 및 동기를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제재금을 추가로 부과하거나 기업이 원하는 경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벌점에 대한 대체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공시위반에 대한 제재조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공시위반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재금 규모도 확대됐다. 2016년 11.9억원에서 2020년 25억원으로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제재금은 22억원에 달한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의 공시위반에 대한 제재조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위반 건수가 증가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전히 공시과정이 복잡하고 이에 대응할 공시전문인력의 부족과 시스템 미비도 원인"이라며 "공시가 책임 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제재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공시전문인력 확보 및 체계화된 내부 공시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부터 코스닥 상장기업의 공시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신규상장기업과 개선의지가 있는 중소·혁신기업을 대상으로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