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부품 조립 장난감)도 방송댄스도 학교에서 즐긴다

2021-09-09 11:18:47 게재

중구 방과후학교 직영으로 전환

'보편적 교육복지 서비스' 목표

"프라모델(Plastic model)때는 교장 선생님 얼굴이 뭐야, 쳐다보지도 않아요. 완전히 집중해서…."

서울 중구 중림동 봉래초등학교.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달 30일부터 학교를 전면 개방했다. 가을학기와 함께 시작된 '중구형 방과후 학교' 때문이다. 일일 보조강사로 나선 서양호 중구청장과 함께 몇몇 교실을 둘러보는 오시영 교장 목소리가 밝다.

서양호 중구청장이 방과후교실을 중구 직영으로 전환한 봉래초등학교를 찾아 일일 보조강사 활동을 했다. 사진 중구 제공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후 돌봄을 직영으로 전환한 중구가 이번에는 방과후 학교 직영에 나섰다. 본래 교육청 위탁사업인데 민간업체 대신 구에서 위탁받아 직접 운영한다. 강좌 개설부터 강사 모집과 관리, 수강 접수와 학생 관리까지 공공에서 책임진다.

지난 7월 중부교육지원청 봉래초등학교 청구초등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두 학교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학부모추진단을 꾸리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기존 방과후 학교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희망하는 서비스를 파악했다. 중구 관계자는 "기존 방과후 학교는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라 프로그램 운영에 한계가 있다"며 "학생 수가 적으면 강사 인건비가 낮아지기 때문에 폐강되는 경우가 많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학교는 인력 구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존 강좌에 대한 만족도, 희망하는 서비스 등을 파악해 플라스틱 부품을 조립해 완성시키는 장난감 '프라모델'을 비롯해 드론항공과학, 실물처럼 정교하게 작은 모형을 만드는 '미니어처(miniature) 공예' 등을 배우고 즐기는 시간을 배치했다. '원어민 영어' '실력쑥쑥 수학교실' '독서논술' 등 교과와 연계한 강좌는 기본. 창의로봇 방송댄스 요리교실 엄지피아노 성장요가 등 다양한 문·예·체 교실도 눈길을 끈다.

영어강좌는 전문 어학원에 맡겨 원어민과 한국인 강사가 격일로 수업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중구에서 직접 운영한다.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원은 15명 이내로 제한하고 인기가 많아 일찌감치 정원이 마감되는 경우 해당 교실을 추가로 개설한다.

강사 선발에도 과감히 투자를 했다. 기존 방과후 학교보다 수당을 높게 책정하는 대신 하교지도까지 맡겼다. 강좌가 끝나면 쉬는 시간을 활용해 교문이나 후문까지 아이들을 바래다준다. 학교측에서 별도로 거들 필요가 없는 셈이다.

위탁업체에 따라 천차만별이던 방과후 학교 강좌와 강사의 질이 상향평준화되는 동시에 학교는 본연의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어 반긴다. 방과후 학교를 담당할 교사를 둘 필요가 없는데다 강사와 학부모를 연결하는 역할이나 관련 민원처리를 중구 공무원이 맡기 때문이다. 오시영 봉래초 교장은 "전에는 강사 구하기도 힘들었는데 재료 준비나 강사 선발을 잘해 비슷한 프로그램이라도 더 좋다"며 "교사들이 직접적인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구는 두 학교를 시작으로 9개 공립초등학교 전체로 직영 방과후 학교를 확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저녁 8시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아이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즐기고 부모는 안심하고 맡기고 교사는 교과 외 부담을 더는 1석 3조 효과가 있다"며 "양질의 돌봄에 이어 방과후까지 공공에서 책임지는 보편적 교육 서비스를 통해 부모들은 편안하게 경제·사회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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