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릴수록 손해나는 풍력, RPS(재생에너지 보급 제도)제도 바꿔야"
기형적 RPS제도로 보급 '지지부진' … 발전원가(169원) 못미치는 RPS 정산가격(159원) 문제
올해 2분기 국내 풍력발전 보급은 0GW. 단 한대도 설치되지 못했다. 이 같은 지지부진한 보급배경에 재생에너지 보급제도(RPS)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13일 'RPS 시장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풍력 보급을 지연시키는 RPS 시장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제기의 핵심은 한국전력(한전)이 유일한 판매사업자인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발전공기업이 이행하면서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17.7GW의 신규 풍력 설비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풍력발전 보급용량은 누적 기준 1.73GW로, 목표 대비 1/10에 불과하다.
풍력발전 보급 속도는 매우 더디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은 분기마다 약 1GW씩 늘어났지만 풍력발전은 지난 한해 겨우 0.2GW 늘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풍력발전 보급 용량은 각각 0.25GW, 0GW를 기록했다.
◆'사업 적정성 평가' 너무 어려워 = 보고서는 이처럼 더딘 풍력발전 보급속도가 RPS 제도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RPS를 운영 중인데 다른 국가와 달리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전력 판매사업자가 아닌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 구조 때문에 비정상적인 재생에너지 구매방식이 유지되고 계약가격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통제가 일어나 결과적으로 풍력보급 활성화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풍력발전을 하는 민간 발전사업자는 '장기 재생에너지 공급계약'(SMP+REC)을 체결해야 한다. 공급계약이 확정돼야 사업에 필요한 금융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전공기업과 풍력발전 특수목적법인(SPC)을 출자해 재생에너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전공기업이 출자한 풍력발전 SPC는 공기업 투자사업이므로 정부의 '사업 적정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4월 발전공기업이 출자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은 전력거래소와 한국에너지공단 산하의 위원회를 거쳐 가격 적정성을 심사받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풍력발전사업은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단- 산업부와 기재부- 발전공기업 이사회를 거쳐 사업 적정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복잡하고 중복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정부기관의 과도한 개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위 심사과정으로 풍력발전사업의 SPC 출자 및 REC 계약까지 최소 8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소요돼 실제로 풍력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발전차액 보전 계약제도' 도입해야 = 발전단가에 못 미치는 계약단가도 문제로 지적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2021년 풍력발전 발전단가는 163.6원/kWh인데 전력거래소가 제시한 2021년 계약단가는 147.1원/kWh이었다.
보고서는 "전력거래소는 발전공기업과 민간 발전사업자에게 특정 계약단가 수준 이하로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계약단가를 맞추지 못할 경우 전력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경락 기후솔루션 이사는 "현재 RPS 시장 구조가 지속된다면 향후 풍력발전의 보급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으로는 풍력발전 사업자에게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행 RPS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일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도 대부분 발전차액 보전 계약제도 혹은 경매 기반의 장기고정계약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