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의혹 커진다 … '이재명의 공정' 위협

2021-09-17 10:28:38 게재

기자회견에도 일파만파, 'MB의 BBK 프레임'까지

토론회·추석 거치며 '도덕성 논란' 확산될 수도

'5천만원 투자, 수천억 수익' 경위, 돈 흐름 초점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서 독주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수익을 차단해 경기도민의 통행료를 면제해 준 '일산대교 공익처분'에 이어 5000만원으로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지사가 직접 기자회견과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해명하는 데도 불구하고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이 후보의 도덕성, 국정운영 능력과 함께 '사이다' '공정' 평가에도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 의혹' 현장 찾은 국민의힘│국민의힘 김은혜(오른쪽부터), 송석준, 박수영, 이헌승 등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의원들이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현장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16일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죽이기 조선일보,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손 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히겠다"면서 "대장동 개발을 민간개발에서 공영개발로 전환하고 1조원이 넘는 토지매입비 등 예산 문제 때문에 개발업자들이 자금을 다 대고 업무도 다하고 손실비용도 다 부담하는 조건으로 개발이익 약 5503억원을 성남시로 환수했다"고 했다. 5503억원 중 공원화 조성(2761억원)과 터널공사 등(920억원)을 뺀 대장동 A11블럭 임대부지 산정가(1822억원)만 현금화됐다.

이 지사는 이어 "(개발업자) 그들이 얼마나 이익을 얻었는지, 그것을 누구랑 어떻게 나눠가졌는지 제가 알 수 없고 알 방법도 없다"고 했다.

1시간 후 "대장동 수사를 공개의뢰합니다" 제목의 글에서는 "목표는 시민 몫의 사입이익 우선확보였다"며 "사업자의 손해나 이익, 지분배당은 사업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알 방법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공영개발에 대한 수사를 공개의뢰한다"며 "제기되고 있는 모든 왜곡과 조작을 하나부터 열까지 샅샅이 수사해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15일엔 기자회견을 통해 "그냥 생기는 불로소득 개발이익은 원칙적으로 공공 즉 시민이 취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단순한 인허가에 따른 개발이익을 민간사업자가 독식하고 국민세금으로 그에 필요한 기반시설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내용을 정리하면서 공모와 경쟁입찰을 통해 성남시에 이익을 보장하고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성남의뜰(특수목적법인), 화천대유(실행체)를 선정했다고 했다.

◆쌓여가는 의혹들 = 시행사인 성남의뜰의 50% 지분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3년간 1830억원을 배당받았고 5000만원으로 1% 지분을 확보한 화천대유자산관리는 577억원, 6% 보유한 SK증권은 3460억원을 배당받았다. 김기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 이것이 어떻게 공정한 것인가"라고 했다.

화천대유는 또 해당 사업지구에서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해 지난해까지 1000억원대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지구 15개 블록 중 5개 블록(공동주택 4개, 연립주택 1개)을 직접 시행했다.

화천대유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39억원이었고 2019년에는 675억원이었다. 2019년과 지난해 분양매출이익은 822억원, 1530억원이었다. 2015~2018년까지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867억원의 적자를 내다가 분양 이후인 2019년과 지난해에 24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1547억원의 누적이익을 낸 셈이다.

화천대유는 다른 8개 블록의 시행사 선정이 100대 1이 넘는 경쟁률로 정해진 반면 화천대유는 사업협약에 따라 출자자 직접 사용분으로 공급받았다.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의 7명 투자자가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SK증권을 통해 간접투자했다.

이중 1호 실소유자는 화천대유로 알려져 있지만 2~7호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천화동인 1호는 1억500만원을 투자해 3년간 120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2~3호는 870만원을 투자해 101억원씩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4~7호는 8700만원, 5600만원, 2400만원, 1000만원씩 투자해 107억원, 644억원, 282억원, 121억원씩 배당금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관심있게 보는 대목은 돈의 흐름이다.

인적 개입도 의혹을 부풀린다. 이 지사를 인터뷰한 모 언론사 김 모 부장이 화천대유를 만들었고 권순일 전 대법관이 지난해 11월부터 고문을 맡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이 지사 선거법 위반(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발언 등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 때 무죄취지 의견을 냈다.

이 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강찬우 전 지검장은 화천대유 자문변호사로 활동하고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박 전 특검의 딸, 검사출신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도 고문이나 직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 = 국민의힘은 '화천대유는 누구 거냐'고 나섰다. '다스는 누구 거냐'며 공격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이낙연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화천대유 일곱 사람이라고 하는데 수 천 억을 벌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상식과 전혀 동떨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그런 얘기는 안 하시는데 그건 수사를 해보면 자연스럽게 다 드러나게 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일산대교 수익권을 가진 국민연금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국민연금의 예상 수익 7000억원을 차단한 것과는 다른 판단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화천대유 등의 고수익을 '위험을 모두 감수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인정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고수익 논란과 관련 "김부겸 총리가 그렇게 말씀했다. 상식적이진 않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언론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국민 일반의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라는 점에서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나냐"고 했다.

광주 토론회와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 지 주목된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추석에는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수도권과 지역의 여론이 크게 휘저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게 된다"면서 "올해는 화천대유와 함께 고발사주, 재난지원금,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이 밥상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