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메타버스 열풍 … MZ세대 유입 기대

2021-10-01 10:59:47 게재

소통·홍보에서 투자 서비스로 확대

메타버스 연계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광풍이 부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도 메타버스 열풍이 뜨겁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만남'에 목마름을 느낀 MZ세대들의 소통 창구로 인기를 끌고 있고, 증권사들은 신규 투자세력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메타버스와 연계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MZ세대의 증시 유입 확대를 기대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30년 1.5조달러로 급성장 예상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정교한 기술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제일 먼저 게임과 SNS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크게 성장한 이유는 다른 영역과 비교해 확장성에 높은 강점을 갖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교육 의료 패션 등으로 메타버스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미국의 게임 플랫폼 서비스 로블록스(Roblox), 국내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제페토(Zepeto)가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에 따르면 2019년 464억달러였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4764억달러, 2030년 1조5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투자 및 기술개발이 늘어나고 금융상품이 출시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업의 경우 메타버스를 통해 정보의 전달력과 고객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메타버스와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늘고 있다. 초기에는 소통 및 홍보 채널로, 최근에는 직원 교육과 고객의 서비스체험을 위한 용도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금조달, 중개, 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는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며, 고객은 점포 방문 없이도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업 내에서 비대면 자산관리와 자금중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메타버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메타버스 지점 … 디지털 플랫폼 오픈 = 전일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메타버스 지점을 오픈했다.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월드'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이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구현해놓은 가상공간이다.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월드는 미래에셋의 대표 건물인 센터원과 미래에셋증권 제페토 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제페토 지점에서 계좌개설, 상품 교육 등 트랜스포매이션 시대에 맞춰 고객에게 가능한 업무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사 유튜브 콘텐츠에 가상 무대나 캐릭터를 접목해 생동감을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중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서비스명은 'NH투자증권 메타버스(가칭)'로 NH투자증권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기업분석 세미나와 투자 콘퍼런스, 투자 상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 사옥 외관 및 내부, 유저 참여형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공간 등을 구현해 MZ세대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월에는 투자 경험이 없는 MZ세대 고객을 위한 온라인 '투자 놀이터' 콘셉트의 '투자가(街) 문화로(路)' 브랜드 디지털 플랫폼을 오픈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 최초의 브랜드 디지털 플랫폼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경기도 남양주시와 메타시티포럼 업무협약을 맺고 자체적인 메타버스 환경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지점 개설 △금융교육 △모의투자 △자산관리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금융 서비스를 연내 제공할 계획이다.

◆10월에는 ETF 동시 상장 예정 = 메타버스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펀드, ETF, ETN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 K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은 메타버스 펀드를 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메타버스 ETN(상장지수증권)을 출시했다. 이달에는 삼성, 미래에셋, KB,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메타버스 ETF 동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 미래에셋, KB,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메타버스 ETF가 동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KB·NH아문디자산운용은 패시브 ETF를,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ETF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시브 ETF는 메타버스 관련 지수를 벤치마크로 설정해 움직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FnGuide 메타버스테마지수', KB자산운용은 'iSelect 메타버스지수', NH아문디자산운용은 'FnGuide K-메타버스 MZ지수'를 각각 추종한다. 추종하는 지수는 모두 다르지만 네이버를 비롯해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LG이노텍, 위지윅스튜디오 등이 공통으로 들어간다. 큰 테마로 보면 플랫폼, 게임, 엔터테인먼트, IT 업종을 골고루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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