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해진 의장에 보내는 편지
2013년 9월 네이버의 골목상권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해진 의장을 가리켜 '은둔의 골목상권 암살자'라고 칭했습니다. 맛집 정보(윙스푼), 부동산 매물 정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던 네이버는 7개 서비스를 중단하는 결단을 내리고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당시 네이버는 매출 2조원에 영업이익 5241억원, 전년 대비 28% 성장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현명한 결단을 내린 후 네이버는 2021년 현재 시가총액 64조5000억원, 매출액은 6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8년 만에 3.3배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한 것입니다.
네이버가 32년 전(1999년)에 창업하지 않았더라면, 이해진 청년이 32살의 나이로 적당히 안정된 직장에서 월급 인생을 꿈꿨더라면, 지금 우리나라는 녹색 창 대신 구글 검색창에 모든 정보를 의지하며 자존심 상하는 인터넷 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네이버 성공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또한 소상공인, 골목상권 소기업, 중소기업에도 시공을 뛰어넘는 가상의 상권이 마련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런데 왜 국민은 네이버를 국감장까지 나오라고 했을까요. 모든 시선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쏠려서 관심을 덜 받아 다행이라 생각하겠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와 이곳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장에서 느껴지는 네이버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창의와 자유의 상징인 IT기업 및 플랫폼기업 직원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갑질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위 관료와 국회 보좌진들을 영입하여 대관업무를 강화했습니다. 대관업무 강화는 네이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배달의민족, 쿠팡 등 플랫폼기업은 대관 업무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플랫폼기업들이 빗발치는 부정적 여론에 잠깐 머리를 조아리고 대관 업무팀을 강화해 해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건 벤처정신이 아닙니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을 만들고, 국민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업철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과점과 규모로 시장을 지배하는 편한 길로 가려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습니다.
네이버가 2013년 용단을 내린 그 정신을 8년 만에 다시한번 요청합니다. 당시 해외로 눈을 돌린 이해진 의장의 벤처정신으로 어렵더라도 모두에게 박수 받는 새로운 혁신의 길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욕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닌 존경받는 서비스로 세계 최고 기업들과 싸워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은 네이버의 진심어린 혁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