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책
네이버 카카오 '밈적확장(메가플랫폼 기업의 무한 서비스 확장)'을 보는 눈
인터넷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은 네이버나 다음에 접속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다음을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맛집을 검색하고 쇼핑을 한다.
포털 사이트는 인터넷으로 진입하는 관문을 뜻한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다른 사이트로 옮겨갔다. 그런데 요즘엔 그럴 필요가 없다. 포털 사이트들이 직접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가 '플랫폼화(platformization)'됐다는 의미다.
◆플랫폼과 함께하는 문제적 일상 = 새로 나온 책 '메가플랫폼 네이버'는 포털 사이트가 플랫폼으로 성장, 권력이 돼 사람들의 일상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플랫폼 위주로 바꿔내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통찰한다. 부제는 '한국 인터넷 산업의 성장과 그늘'이며 '컬처룩 미디어 총서' 중 하나다.
저자는 "네이버는 은유"라면서 "그 자리에 카카오 구글 텐센트가 들어가도 어색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는 제 몸인 양 플랫폼과 함께, 또 그 안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 일상 장면을 문제적 순간으로 규정하고 그 과정에 개입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책은 네이버의 성장과 그에 따른 정치경제적 전환점을 기준으로 △네이버의 시작 △포털 시장 독과점: 종합 포털이 되다(2000~2005) △웹2.0 시대의 개막과 플랫폼형 포털로의 변화(2006~2010) △모바일 시대와 메가플랫폼 형성(2011~) 등으로 나눠 논의한다.
특히, 메가플랫폼이 성장하도록 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뉴스 서비스, 지식인 서비스 등을 통한 다양한 주체들의 기여를 지적하면서 '미디어의 공공성'이라는 원칙 아래 메가플랫폼을 되돌아보고 있다.
◆웹툰에서 핀테크까지 = 책은 최근 모바일의 대중화와 함께한 국내 포털 서비스 환경의 변화를 메가플랫폼 개념으로 말한다. 메가플랫폼이란 인터넷 공간과 물리적 세계를 모두 매개하며 여러 다양한 플랫폼을 한 플랫폼 안에 두는 경우를 뜻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형 미디어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책은 네이버 카카오 등 메가플랫폼 기업의 무한 서비스 확장을 '밈적 확장'이라 부르며 주목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밈적 확장은 메가플랫폼 기업의 무한 서비스 확장을 뜻한다.
예컨대 네이버 카카오는 자체 플랫폼 기반 웹소설 웹툰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 제작에 힘쓰기 시작했다. 인기 웹소설을 바탕으로 한 웹툰 제작, 웹툰 원작의 드라마 제작을 통해 콘텐츠 상품 판매를 늘린다. 네이버TV 카카오TV를 통해 자체 제작한 웹드라마 웹예능을 공개하며 OTT로서 입지를 다진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온·오프라인의 중소상공인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상품 구독 모델을 도입하고 핀테크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에도 나선다.
또 포털 사이트들은 메가플랫폼으로 변신한 이후,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 정보를 더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게 됐다. 예컨대 이용자의 개인 정보, 활동 정보, 구매 상품 정보는 데이터로 남는다. 플랫폼은 이를 광고주에게 판매하거나 자신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 정보를 모아 데이터를 만들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정교한 광고 방식을 개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이용자는 더욱 플랫폼에 종속된다.
◆"메가플랫폼 일정 수익, 사회화를" = 책은 메가플랫폼의 사회적 효과를 비판하면서 '이용자에 대한 통제 강화' '이용자 상품화 강화' '배경화'(만들어진 환경이 자연스러워지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자신이 통제를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게 되거나 환경 자체를 인지하는 못하는 현상) '인터넷 공간의 상업화' 등으로 설명한다.
처음 인터넷은 오프라인과는 다른 대안 담론을 형성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책이 밝힌 대로 메가플랫폼은 기존 대기업이 확장을 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전방위적 확장을 꾀하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 등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용어들이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사회적이고 공공적이며 지속 가능한 대안 플랫폼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을 촉구한다.
우선, 저자는 투명한 이용자 정보 활용 공개와 함께 이용자의 평등한 참여와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혁신 투자의 수혜로부터 발생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화하자는 논의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특히 사회화된 수익을 미디어 기술 혁신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공적 투자 기금으로 활용하자는 논의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플랫폼 연구의 이어달리기 = 책의 저자는 원용진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다. 문화연대 경기민언련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언론정보학회장 한국영상문화학회장 등을 지냈다. 또 다른 저자는 박서연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과정 학생으로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도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만난 이들은 머리말에서 이 책을 '플랫폼 연구의 이어달리기'로 규정했다. 저자들을 대표해 원 교수는 "지금껏 미디어 연구로 달려왔던 이가 과거의 이론과 방법으로 연구를 시도한 후 전달한 바통을 젊고 참신한 플랫폼 연구자가 이어받아 새로운 걸음으로 성큼성큼 나아가길 바라며 만든 저술"이라면서 "이론적, 방법론적 과제를 푸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사회 의제화하는 일까지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두 저자의 협업을 마무리짓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