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확산 걸림돌 '번역·더빙'
2021-10-18 11:19:49 게재
김승수 "품질 고도화 필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승수 의원(국민의힘·대구북구을)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지난 8년간 '글로벌 한류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한류콘텐츠 호감 저해 요인으로 △번역 자막과 더빙 시청 불편 △어렵고 생소한 한국어 △자국어로 번역 미흡 등 언어적인 이유가 제일 큰 저해 요인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이 최근 2년 동안 세계 각 권역별로 한류의 인기요인과 호감 저해요인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영화,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시아 뿐 아니라 미주,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권역에서 2년 연속 저해 요인 1위로 '한국어가 어렵고 생소해서' 혹은 '번역 자막 또는 더빙을 통해 시청하는 것이 불편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예능, 영화, 음악, 애니, 도서 등 한국어 요소가 들어가는 한류콘텐츠 대부분에서 △한국어가 어렵고 생소하다 △자막이나 더빙 시청이 불편하다는 이유가 호감 저해 요인의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들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독창적이고 우수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지만 번역, 더빙 등의 전문인력이 부족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당수 한류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면서 잘못된 오역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류콘텐츠의 연간 불법유통 피해액은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10%인 약 1조1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OTT의 자막에서 한국 정보와 역사에 대한 오역도 있었다. 지난 5월 넷플릭스사가 송출한 한국 드라마 '하백의 신부'의 프랑스 자막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됐다. 한국 영화 '사냥의 시간'의 독일어 자막 역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반크의 지적으로 오류가 시정된 사례가 있었다.
김승수 의원은 "오징어게임, 미나리 등 한류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이었던 것은 콘텐츠의 영향력도 있지만, 자막 번역과 더빙으로 국가 간 언어적 장벽을 해소한 것도 큰 역할"이라며 "지속 가능한 한류를 위해 번역 및 자막 등의 품질을 고도화하는 노력과 자체적으로 다국어 자막 및 번역이 어려운 영세업체의 지원 등으로 한류콘텐츠 호감 저해요인을 해소하는데 정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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