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배터리 양자컴퓨터, 그리고 인도
기후위기는 세계 산업구조를 급격히 저탄소 친환경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가별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오히려 리스크로 바뀌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자립구조로 재편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은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의 필요성과 새로운 시장 확보의 시급성을 요구한다.
선진국 대열에 어렵게 합류한 대한민국은 친환경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첨단 미래기술 개발에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눈을 돌려야할 때다.
100년 미래산업 배터리 양자기술에 적극적 투자를
배터리는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소재산업이다. 소형 배터리는 휴대폰 등 각종 전동공구를, 중대형은 전기자동차에 장착돼 내연기관을 대체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론이나 에어택시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40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의 절반에 가까운 47%에 이를 전망이다.
배터리는 한국경제의 중요한 미래 주력산업이다. K-배터리로 불리는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8월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은 34.8%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배터리 원자재의 중국 의존 심화는 원가 경쟁력 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에서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양극재 원료의 90% 정도가 중국산이다. 또한 R&D나 인재 부문도 중국 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업계에 부족한 석·박사급 인력은 1000명 이상이다.
양자기술은 인공지능과 함께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기술로 준비해야 한다. 얽힘이나 중첩 등 양자(Quantum)의 고유의 특성을 활용하는 양자기술은 초고속 연산, 초신뢰 보안, 초정밀 계측이 가능하게 한다.
양자컴퓨팅의 연산속도는 디지털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르다. 구글이 2019년 공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는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계산을 200초 안에 수행했다. 구글은 10년 안에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배터리 소재 등 새로운 물질이나 신약 개발, 우주항공 등 분야에서 그동안의 난제를 풀어줄 미래기술이다. 실제 시커모어는 연구소에서 블랙홀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중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30년 양자기술 시장규모는 13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양자컴퓨팅은 2020년 6조원에서 2030년 107조원으로 10년간 약 1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도국에 비해 기술수준과 R&D 투자규모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올해 기술수준은 미국의 81.3%로 약 4년 정도 격차다. 이는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등 10대 기술분야 평균 기술격차보다 2배 이상 뒤떨어진 수준이다.
정부는 '정보통신융합법'을 통해 양자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많다. 양자컴퓨터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는 "양자컴퓨터 분야에 유능한 인재가 더 많이 모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인도시장 전략적 접근 필요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될수록 인도의 지정학적 비중이 부각되고 있다. 인도 인구는 14억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UN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인구를 추월할 전망이다. 그중 절반 이상이 20대며 평균연령은 29세에 불과하다. 인도는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중국을 대체할 제조업 생산기지로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
매년 높은 경제성장을 보이는 인도의 강력한 내수시장도 매력적이다. 지난 7월 IMF 보고서는 2021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9.5%로 예측했다. 또 2022년 이후에도 꾸준히 6% 후반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향후 5% 전후로 예측되는 중국을 앞선다는 의미다. 그만큼 우리 제품과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려있는 셈이다. 현대차 LG 삼성 등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20여년 전 인도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진출은 대기업의 협력업체 이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지금 대선이 한창이지만 네거티브와 의혹 수사에 대한 논란만 난무할 뿐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배터리 양자 인도 등 미래 화두를 놓고 고민하는 대선 후보를 만나고 싶다.